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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多광고內] 일하고 생활하는 모든 곳에…‘반전’의 미학

LS그룹, 소비재 광고 오마주로 어려운 전기·금속 제련 기술 설명
“최정상 B2B 기업도 잠재 고객사·미래 인재 확보에 홍보 필수”

  • 기사입력 2024.08.26 08:00
  • 최종수정 2024.08.26 19:14
  • 기자명 김민지 기자

더피알=김민지 기자 | “이름은 들어봤는데 뭐하는 회사더라…”

사명은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무슨 사업을 하는지 소비자들이 대답을 잘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업계 내에서는 이름을 날리지만 소비자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다. 소비자 타깃이 아니다 보니 대중과의 먼 거리감을 좁히려는 홍보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LS그룹 또한 비슷한 고민을 시작으로 광고 집행에 나섰다. 지난해 5월 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디지털 광고를 냈는데, LS CI(기업이미지)를 처음 선포한 2005년 그룹 출범을 알리는 광고를 제작한 이후 창립 20년만에 두 번째였다. 이후 올해 7월 1일 신규 광고를 또 한 번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한 디지털 광고는 지난해 광고의 다음 단계 격이다. 지난해는 대중들에게 ‘LS’라는 이름 두 글자를 알리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광고는 LS가 무슨 업(業)을 하는지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목적이다.

그런데 광고 형태가 심상치 않다. 보통 각 자회사의 사업 내용을 담은 차분한 기업 브랜딩 필름을 예상할 법하지만 어디선가 한 번쯤 볼 만한 소비재 광고가 연출된다.

자동차가 뻥 뚫린 길을 질주하고, 청량한 맥주가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반부만 보면 LS가 자동차 업종으로, 또는 주류, 통신, 심지어는 주얼리로 업종을 변경한 것만 같다.

그러나 곧 연출이 바뀌며, LS의 기술이 없었다면 각종 제품들을 우리가 접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전기차 부품과 배터리에도, 맥주를 시원하게 하는 냉장고 속에도 LS의 전기 기술과 친환경 솔루션이 모두 적용됐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LS그룹 관계자는 “‘알고 보면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모든 곳에 LS가 있다’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알고 보면 모든 광고에 LS가 존재한다’는 콘셉트로 영상을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디지털 광고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카메오로 출연해 “이거 다 LS 없으면 안 돌아갑니다”라고 한 말을 구현한 것이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광고 집행 전까지만 해도 혹시나 LS를 자동차, 맥주, 제약 회사 등으로 인지하면 어쩌나 우려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LS의 기술이 없었다면’ 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이럴 확률은 적을 거라 생각했고 시청자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광고 성과로는 현재 총 68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와 약 4500개에 해당하는 댓글과 좋아요를 기록했다.

대중들은 대부분 반전 전략에 초점을 맞춘 반응을 보였다. 댓글에는 “순간 LS가 업종을 변경했나? 할 만큼 고퀄리티의 주얼리 광고에 웃음이”, “진짜 LS 자동차 출시되는 줄! LS가 전기차 솔루션에도 관여하다니” 등의 호평이 달렸다.

광고를 시청한 이다현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학생은 “해당 기업에 대해 몰랐던 입장에서 LS 기업의 가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며 ”’모든 순간, 모든 곳에 라이프 솔루션 LS’이라는 카피가 LS 기업의 가치를 한번에 전달했다고 느꼈다”고 평했다.

김보경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학생(이화여대 광고학회장)은 “LS의 기술을 짧은 영상 광고로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특성을 잘 파악한 것이 느껴진다”며 “LS에서 맥주 신제품을 출시한 듯 연출해 반전을 주는 등 센스 있는 광고의 흐름으로 호감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B2B라도 대중 홍보 통해 브랜드 가치 창출해낸다

LS그룹은 국내 재계 16위의 전기·전력, 소재, 에너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종합 에너지 기업이지만, 대중들의 사업 인지도는 그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LS그룹 관계자는 “전세계 25개국 100여곳에 미래 종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며 최근 전력 부족 사태를 겪으며 송배전 등의 분야 전력 슈퍼사이클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며 “반면 전형적인 인프라 사업이자 B2B 사업이다 보니 대중이나 미래 세대들에게 그룹의 성장성이나 가치가 덜 알려져 있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LS그룹이 지난해부터 디지털 CF를 집행한 이유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스크린 골프 선수 후원, 잠실야구장 보드 광고 등을 통해 LS와 그 사업을 친숙하게 알리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B2B 기업이라도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브랜드 이미지는 중요하다”며 “브랜드 이미지는 단순 매출 실적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 창출과 함께 B2B 사업 전개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 또한 “기업의 미래 비전과 핵심 기술, 차별화된 포인트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은 대중을 비롯해 투자자, 잠재 고객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며 “내부 임직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화된 광고를 통해 B2B 기업을 새롭게 인식하게 함으로써, 우수한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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