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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광고시장 독점 재판…한국 시장 영향은?

미국 법무부, 구글 광고 기술 사업 분리 요구
“서버·거래소·광고주 네트워크 등 3가지 독점”
구글, 미국·유럽 역대 반독점 소송 승률 낮아

  • 기사입력 2024.09.10 17:47
  • 최종수정 2024.09.10 18:41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 | 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기업인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반독점 소송이 9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연방 법원에서 시작됐다. 구글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을 저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미 법무부의 첫 번째 반독점 소송은 2020년 10월에 제기된 것으로, 구글이 검색과 검색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재판 1심은 지난 8월 법무부의 승소로 끝났고 구글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한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한국 내 규제 정책, 경쟁 환경, 그리고 소비자 선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소송의 배경과 핵심 쟁점

이번 소송에서 미 법무부와 17개 주는 구글이 반경쟁적 합병과 자사 이익을 위한 거래 조작을 통해 광고 시장을 지배하고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경쟁을 제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구글이 경쟁자들을 배제하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광고주와 퍼블리셔에게 더 높은 비용을 부과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의 줄리아 타버 우드 수석 변호사는 “구글이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단지 큰 기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규모를 이용해 경쟁을 억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미국 정부가 인터넷 광고의 현대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부적절한 소송을 제기했다”며 “정부의 소송은 시장을 좁게 정의해 경쟁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 벌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글 측 대리인을 맡은 카렌 던 변호사는 “이 사건은 마치 오래된 타임캡슐을 여는 것과 같다”며 “소송이 진행되면 블랙베리, 아이팟, 블록버스터 비디오 카드 같은 오래된 유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구글의 광고 기술 사업, 특히 연간 310억 달러 규모의 광고 거래를 다루는 기술 스택이다. 웹사이트 퍼블리셔와 광고주를 연결해 웹 전반에 걸쳐 배너 광고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이 기술을 통해 구글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법무부는 보고 있다.

법무부는 구글이 자사 광고 기술 스택의 핵심 부분을 통제해 경쟁을 저해하고 비용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하며, 구글의 퍼블리셔 광고 서버 사업, 광고 거래소 AdX, 광고주 광고 네트워크를 가리켜 “한 가지 독점도 문제인데, 여기서는 세 가지 독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 사업에서 구글이 시장의 최소 절반에서 최대 91%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법무부는 구글의 광고 기술 사업 부문을 분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가 승소할 경우, 구글의 광고 관리 플랫폼 구글 애드 매니저(Google Ad Manager)가 강제 매각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구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은 여전히 활발하고 경쟁적이며, 광고비용은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구글은 다양한 경쟁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시장 점유율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광고 기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만약 구글의 광고 기술 사업이 분리될 경우, 디지털 광고 산업과 구글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소송이 한국 검색 시장에 미칠 영향

이번 반독점 소송은 글로벌 디지털 광고 및 검색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한국 검색 시장에도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 검색 시장은 네이버와 구글이 주도하고 있지만, 구글의 영향력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구글의 광고 및 검색 사업에 변화가 생긴다면, 한국 시장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미국에서 구글에 대한 법적 제재가 강화될 경우, 구글의 검색 및 광고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구글이 미국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광고 기술 사업을 분리하거나 다른 제재를 받게 된다면, 한국에서도 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경쟁사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한국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을 높인다.

구글이 미국에서 광고 기술 사업을 분리하거나 제한적인 제재를 받게 되면, 광고 수익 구조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구글의 광고 수익 모델이 흔들리게 된다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도 광고 정책과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구글이 광고비를 낮추거나 보다 공격적인 광고 캠페인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미국에서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 다른 국가에서도 구글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기술 관련 규제 기관들이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주목하고 있어,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한국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이는 구글의 한국 내 서비스 운영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가 올해 6월 발표한 2023년 한국의 검색엔진 월간 활성 사용자 점유율 자료를 보면 네이버가 57.91%를 차지한 가운데 구글 32.7%, 다음 4.27%, MSBing 2.69% 등의 순이다. 한때 80%에 달하는 지배력을 갖던 네이버의 지분을 구글이 꾸준히 잠식해온 것이다.

한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입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소송 결과는 한국 내 규제 정책, 경쟁 환경, 그리고 소비자 선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구글이 미국에서 규제를 받게 된다면 한국 내 파트너사 및 광고주들과의 협력 관계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 광고 플랫폼의 변경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조정이 필요할 경우, 이는 네이버, 카카오, 또는 다른 디지털 광고 업체들과의 새로운 파트너십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재판 승패 전망은…

한편 이번 재판은 배심원 없이 진행되며, 최종 판결은 레오니 브링커마 연방 판사가 내릴 예정이다.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구글은 최근 몇 년간 여러 반독점 소송에서 패배를 경험했다. 독일에서의 유튜브 저작권 재판 등 일부 승소사례도 있지만 패소 사례가 훨씬 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2018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43억 유로(약 6조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2022년 유럽 일반 법원은 구글의 항소를 기각하며 벌금을 42억 유로로 약간 줄여준 바 있다.

이 소송결과를 근거로, 올해 2월에는 유럽의 미디어 기업 30여곳이 “구글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구독 감소와 광고 수익 감소 피해를 더 크게 봤다”며, 구글에 21억 유로(3조3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2021년에는 프랑스 경쟁 당국으로부터 광고 기술 시장에서 반경쟁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2억 2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고, 이탈리아에서는 경쟁 앱을 차단한 혐의로 1억 2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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