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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인천공항 환전소·트래블카드 향한 쓴소리에 공감가지 않는 이유

  • 기사입력 2024.09.13 14:10
  • 최종수정 2024.09.13 14:20
  • 기자명 한민철 기자

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트래블카드의 인기로 수백억 원을 들여 인천공항 환전은행 사업권을 들인 KB국민은행의 전략 미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민은행의 인천공항 사업이 환전소에 국한되지 않고, 은행마다 트래블카드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런 쓴소리에 공감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매체에서 KB국민은행이 709억 원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환전은행 사업권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환전 수수료 무료’를 앞세운 트래블카드(정식 표기는 트레블이 아닌, ‘트래블’)의 인기로 인해 환전소 영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월 16일 인천 중구 KB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T2)점에서 진행된 KB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 개점식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 일곱번째)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왼쪽 여섯번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 다섯번째) 및 관계자들이 개점 축하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월 16일 인천 중구 KB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T2)점에서 진행된 KB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 개점식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 일곱번째)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왼쪽 여섯번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왼쪽 다섯번째) 및 관계자들이 개점 축하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국민은행이 올해 트래블카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관련 시장을 선점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은 통합 모바일뱅킹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음에도 전통적인 공항 환전소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고, 이것이 트래블카드의 인기로 인해 국민은행의 사실상 사업상 판단 미스였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최근 해외여행을 하면서 트래블카드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행객 사이에서는 여전히 환전은 필수라는 인식이 강하다. 국내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인 일본만 하더라도 여전히 신용카드보다 현금으로 결제하는 곳이 많다. 

소규모 상점과 노점, 시장 다수에서 현금만을 취급하고 있고, 아직 트래블카드가 외화 현금의 장점을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환전소는 여전히 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필요한 곳이다. 

물론 업계에서 국민은행이 인천국제공항 환전은행의 사업권을 따내는데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트래블카드의 경우 환전 및 해외결제 수수료가 무료이며, 각 은행에서는 모바일 환전 시 수수료를 크게 우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의 여행객이 공항 오프라인 환전소보다 모바일 환전을 이용하는 만큼, 인천국제공항 환전은행의 환전 수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은행이 따낸 인천국제공항 사업권은 환전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민은행은 제1·2 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환전소와 은행을 동시에 운영하는 3개 사업권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인천국제공항 1·2 여객터미널의 고객 접근성이 좋은 ‘명당’에서 가장 넓은 2개 영업점을 보유하게 됐고, 영업점과 환전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28개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환전 업무만 하는 곳이라면 당연히 투자 가치가 없겠지만, 일반 은행 영업에 더해 무엇보다 ATM까지 운영할 수 있어 ‘환전 수수료 외의 수입’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정말 당시의 인천공항 사업권이 사업적 이점이 없었다고 한다면, 신행은행이 애당초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우리은행이 제2사업권을 따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내 메이저 은행들이 굳이 손해가 뻔히 보이는 곳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바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여행객의 경우 모바일 환전이나 트래블 카드를 선택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의 경우 환전 시 국민은행의 인천국제공항 환전소를 우선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환전 수수료 수입 측면에서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은행, 소비자 편의성은 고려하지 않았다”... 실제 사용해 본 것 맞나(?)

KB국민은행의 트래블카드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 비해 후발 주자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 밀려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큰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공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은행이 트래블카드(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한 시점은 올해 4월로 현재까지 5개월 정도가 지났을 뿐이다. 출시 4일 만에 10만 장 발급을 돌파했다는 기존 소식 외에 아직 국민은행의 트래블카드에 대한 구체적인 누적 사용 통계가 집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은 지극히 주관적일 의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KB국민은행의 트래블카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의 트래블카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 사진=KB국민은행

특히 국민은행 트래블카드의 혜택이 다른 은행의 상품에 비해 뒤처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56종의 외화를 환전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은행의 트래블카드인 트래블로그(58종)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치로, 그 밖에 신한은행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가 42종, 우리은행 위비트래블 체크카드 30종, 토스뱅크 외화통장 17종 등이 있다. 환전 수수료와 출금 및 해외 결제 수수료도 전부 무료다. 

이처럼 다른 은행에 비해 뒤지지 않는 트래블카드 서비스 및 기능에 KB국민은행 측은 “보통 고객들이 주거래은행의 트래블카드를 발급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트래블카드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언론매체에서는 KB국민은행의 디지털 친화적 느낌이 부족하다며 한 누리꾼의 “계좌에서 바로 환전 기능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KB페이에서 KB페이 머니를 충전하고 이를 또다시 환전해야 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은 고려하지 않았다”라는 지적을 담았다.

KB국민은행을 통해 외화 환전을 제대로 해본 적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우선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외환→환전→환전신청’으로 접속하면 국민은행 계좌에 들어있는 예금으로 환전이 가능하다. 이 역시 환율 우대 서비스를 받게 되며, 환전한 외화도 배달로 받거나 인천공항 환전은행 또는 가까운 국민은행 지점을 선택해 예약된 시간에 수령이 가능하다. 

KB페이의 경우 ‘무료환전’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말 그대로 입출금 계좌가 아닌 ‘페이 서비스’인 만큼 금액을 충전해야 환전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게 당연하다.

가용 금액이 0원인데, 환전 서비스가 가능할 리가 없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입출금 계좌에서 페이에 금액을 충전하는 절차는 채 1분이 걸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것을 소비자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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