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출입

‘LS그룹의 부채비율 증가’ 둘러싼 일각의 오해와 진실

  • 기사입력 2024.08.29 15:23
  • 기자명 한민철 기자

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최근 LS그룹의 부채비율 증가가 주요 대기업 중 가장 높다는 통계 발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다수의 언론이 LS그룹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올라갔다는 점에 대해서만 주목할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심지어 이를 두고 LS그룹의 실적과 사업 영업에서의 부실이 생겼다거나, 금산분리 회피를 위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더피알>은 팩트체크를 통해 ‘LS그룹의 부채비율 증가’에 대한 일부 언론의 오해를 짚고 이를 바로잡아 보고자 한다. 

LS그룹의 부채비율 증가가 30대 기업 중 가장 높다는 통계 결과를 둘러싸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LS그룹의 부채비율 증가가 30대 기업 중 가장 높다는 통계 결과를 둘러싸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7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자산 순위 상위 30대 그룹 계열사(금융사 제외) 중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LS그룹이다. 

LS그룹의 부채는 지난해 상반기 25조 4141억 원에서 1년 만에 19조 5687억 원 늘어난 44조 9828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로 살펴보면, 194.6%에서 280.8%로 86.2%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증권사 인수에 있었다. 앞서 지난해 초 LS그룹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인수를 추진했다. 올해 1월 19일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증권의 지분 60.98%를 1299억 원에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고, 이어 6월 1일부로 사명이 LS증권으로 바뀐 것이다. 

인수를 목적으로 지분을 대거 매입하는 M&A의 경우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자산뿐 아니라 부채까지 전부 취득해야 하기에, 인수기업의 단기간의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5180억 원으로 자기자본에 55.7%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의 해당 부채를 떠안으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올해 LS그룹의 부채비율 증가에 있어 LS네트웍스(130.2%→939.7%)와 E1(171.1%→529.8%)의 부채비율 급등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이는 LS네트웍스의 LS증권 인수로 인해, 이 회사의 지분 81.80%를 보유한 대주주이자 LS그룹 계열사인 E1의 부채비율 역시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LS증권 인수가 LS그룹의 부채비율에 악영향을 끼친 것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마치 LS네트웍스, E1 등 LS그룹 계열사의 실적과 사업마저 부실에 빠졌다거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실상은 LS네트웍스와 E1 어느 쪽도 부실에 빠졌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호실적을 내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796억 원, 영업이익 1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 44.86% 상승했다. LS증권을 인수한 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3839억 원, 영업이익 1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1%, 10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1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조 8277억 원, 영업이익 9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66.6%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159억 원으로 같은 기간 52.6%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4조 5255억 원, 영업이익 16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6.2% 늘었다. 

“때가 돼서 이베스트투증 지분 인수한 것인데, 금산분리 회피 꼼수라니…”

일부 언론에서는 LS그룹의 이번 부채비율 증가가 이베스트투자증권(LS증권) 인수 과정에서 금산분리를 회피하려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제8조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LS증권은 LS네트웍스와 E1의 지분을 LS 총수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LS그룹 계열사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주회사인 ㈜LS가 보유한 LS증권의 지분이 없어 지주 체계 밖에 존재하는 계열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LS는 LS네트웍스는 물론 E1의 지분마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에 애당초 LS네트웍스의 LS증권 인수는 공정거래법 제8조 즉 금산분리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LS증권이 ㈜LS와 지분으로 직접 엮이지 않았으니, 지주사 금산분리 도입 목적인 대기업의 금융사 보유를 통한 무분별한 지배력 확장 및 계열사 간 부실 전이 위험 억제 등을 고려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지주 체제 밖 계열사, 즉 총수 일가 등이 지분을 갖고 있어 그룹에는 소속돼 있지만 지주회사의 출자구조 밖에 존재하는 회사는 다른 대기업의 사례에서도 발견되기에 LS만의 일도 아니다.

LS그룹이 금산분리를 회피하기 위해 지주 밖에 있는 LS네트웍스를 이용해 LS증권을 인수했다는 의혹에는 오히려 과거 LS네트웍스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해서 빚은 오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2008년 7월, 국내 사모펀드인 G&A프라이빗에쿼티(PE)가 33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 이베스트투자증권(당시 이트레이드증권)의 지분을 인수해 2022년 말 기준 지분율 61.71%로 최대주주로 있었다. 

그런데 LS네트웍스가 G&A의 펀드에 30.1%에 해당하는 1010억 원을 출자했고, 펀드 지분 98.81%를 보유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실질적 대주주로 지배해 왔다. 

그런데 G&A와 같은 경영참여 목적의 사모펀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존속기간이 15년으로, 2023년경 G&A를 청산할 시기가 되자 유일한 기관투자자이자 대주주인 LS네트웍스에 G&A가 보유하던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을 분배한 것이다. 

결국 사모펀드 청산 시기가 돼서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분을 받게 됐고, LS증권이 출범한 것일 뿐 금산분리를 회피할 목적의 인수도 아니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LS 측은 LS증권이 독립법인으로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통제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