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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위 치킨버거 체인은 왜 ‘스트리밍에 뛰어들었나’

[한정훈의 어차피 미디어, 그래도 미디어]

젊은세대에 다가가며 브랜드 매력 높이는 Retail Media 시장
공유 자동차 리프트·공유 숙박 에어비앤비도 콘텐츠 직접 제작
분절화된 미디어 플랫폼 시대, 유통 기업의 자체 윈도 보유 의미

  • 기사입력 2024.09.09 08:00
  • 최종수정 2024.09.09 09:33
  • 기자명 한정훈

더피알=한정훈 | 미국에서 칙필레(Chick-Fil-A)는 치킨버거와 샌드위치로 매우 유명하다. 스타벅스에 이어 미국 전역에 3000개 매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크다. 최근 칙필레가 치킨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칙필레가 음식과 관련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담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화된 미국에서도 패스트푸드 기업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치열한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칙필레는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고 ‘브랜드의 매력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활용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 시장에 칙필레가 뛰어든 것이다.

칙필레, 스트리밍용 예능 프로그램 제작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뉴스 미디어 데드라인(Deadline)은 2024년 8월 칙필레가 가족 관련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스튜디오 및 제작사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칙필레는 여타 콘텐츠 채널 사업자처럼 콘텐츠 라이선스 및 수급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심은 칙펠레가 판매하는 오프라인 패스트푸드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가족 친화적 콘텐츠다.

데드라인은 칙필레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 예산이 30분 분량 기준 편당 40만 달러(약 5억 3000만 원) 정도라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기준으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프로모션용으로만 본다면 낮은 수준도 아니다.

올해 말 프로그램을 론칭할 것으로 보이며, 칙필레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확장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칙필레는 NBC ‘더 월’(The Wall), 넷플릭스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등의 시리즈를 만든 글래스맨 미디어(Glassman Media)가 제작하는 가족 친화적 게임쇼 편성을 검토 중이다.

유명 프로듀서도 가세했다. 히스토리의 ‘톱 기어’ 리메이크, 폭스의 ‘더 엑스 팩터’ 등의 시리즈에 참여한 브라이언 깁슨(Brian Gibson)이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며 다양한 제작자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유통한다. 전문가들은 칙필레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인 FAST(Free Ad Supported Streaming TV)를 통해서도 콘텐츠를 유통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칙필레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진출한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리테일 미디어 시장 참여의 의미

오히려 칙필레의 자체 콘텐츠 유통 플랫폼 구축은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는 소비자 기업들이 미디어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 전략으로 보인다.

칙필레 외에 공유 자동차 기업 리프트(Lyft)는 2023년 5월 밥 더 드래그 퀸(Bob The Drag Queen)이 진행하는 게임쇼 ’러키 리프트‘(Lucky Lyft)를 제작했고, 에어비앤비(Airbnb)는 MTV 다큐멘터리 ‘게이 코러스 딥 사우스’(Gay Chorus Deep South)를 만든 바 있다.

밥더드래그 퀸이 출연하는 리프트 자체 게임쇼 ‘러키 리프트’(Lucky Lyft)
밥더드래그 퀸이 출연하는 리프트 자체 게임쇼 ‘러키 리프트’(Lucky Lyft)

칙필레는 전국에 퍼져 있는 매장을 개별 미디어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리프트와 에어비앤비 역시 전국에 깔려 있는 공유 주택과 공유 숙박 사이트를 ‘개별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칙필레의 전략과 유사하다. 칙필레는 미국 3위 대형 프랜차이즈로 2023년 216억 달러(약 28조 85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칙필레의 콘텐츠 사업 진출은 미디어 업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분절화된 미디어 플랫폼 시대에 유통 기업이 자체 유통 윈도를 보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와 제품을 실시간으로 홍보하고 고객의 반응을 여과 없이 들을 수 있다.

특히 제작비 투입 여력이 있는 브랜드의 제작 시장 가세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투자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얼리티 TV 업계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위기다. 현재 일반 콘텐츠 미디어 기업들은 브랜드 및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칙필레의 스트리밍 진출은 오랫동안 고민한 결과이며, 순간적인 이벤트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많은 젊은 세대가 TV가 아닌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서비스로 영상 콘텐츠를 습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칙필레는 이전에도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시리즈 ‘스토리 오브 에버그린 힐스’(Stories of Evergreen Hills) 등 자체 사이트용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또 페니케이크(Pennycake)라는 브랜드의 어린이용 퍼즐과 게임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칙필레 자체몰에서 판매하는 가족용 복합퍼즐
칙필레 자체몰에서 판매하는 가족용 복합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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