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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오프라인 위기? 이마트, 본업에 충실한 압도적 고객경험 구현

‘이’갈고 DNA 대변신 이마트, 스타필드 마켓 1호점 오픈
최상위 실적 내던 죽전점, ‘스타필드 감성’으로 리뉴얼
1층 매대 빼고 문화·휴식 공간 조성…“마트로 놀러간다”

  • 기사입력 2024.08.30 08:00
  • 최종수정 2024.08.30 09:27
  • 기자명 김민지 기자

더피알=김민지 기자 |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특화에 사활을 걸었다. 이미 매출 최상위 점포였던 이마트 죽전점을 전면 뜯어고쳐 ‘스타필드’ 느낌의 휴식과 문화 체험 공간을 가득 채운 ‘미래형 마트’를 선보였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은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탄생했다. 그랜드오픈한 29일 1층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 콘셉트의 북그라운드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입점해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 퀸즈’는 새벽 6시부터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스타필드 마켓은 스타필드의 공간 기획 능력이 대형 할인점 이마트에 녹아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쇼핑공간이다. 장보기가 휴식이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매일 1시간의 여유, 우리 동네 소셜클럽’의 콘셉트로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마트 죽전점이 5개월간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지역밀착형 쇼핑공간 ‘스타필드마켓’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이마트 제공

리뉴얼 전 이마트 죽전점은 특히 이마트 131개 점포 중 매출 최상위 실적을 내는 지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몇몇 고객들이 “상품 많고 쇼핑하기 좋았던 죽전점을 왜 굳이?”이라는 반응도 보일 정도로 고객 방문이 많은 곳인데, 이마트가 차세대 대형마트의 미래를 읽고 대폭 리뉴얼한 것이다.

서혁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장은 “이마트 죽전점은 6000평이라는 압도적인 매장 규모와 다양한 MD를 갖추고 있어 쇼핑이라는 목적에 포커스를 두면 이만큼 편한 매장이 없었다”며 “그럼에도 새로운 쇼핑경험과 여가 공간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높은 지역이었기에 고객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부응하고자 리뉴얼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로고 간판 대신 스타필드 마켓 간판이 붙은 모습.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 로고 간판 대신 스타필드 마켓 간판이 붙은 모습. 사진=이마트 제공

창사 이래 첫 적자였는데...스타필드 마켓으로 띄운 오프라인 승부수 

이마트는 바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위기론 휩싸여 있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짚어봐야 할 것은, 이는 비단 이마트뿐 아니라 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의 침체 현상인 것. 온라인 유통업체(이커머스)이 내세운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으로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점차 줄어든 것이다.

앞서 3월 주주총회에서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은 “새로운 이마트로 재도약하기 위해 2024년은 ‘이마트 제2의 창업’의 해”라고 말할 정도로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 제고를 예고했다. 그중 한 전략이 ‘미래형 쇼핑몰’로의 기존 점포 개편이었다.

기존 이마트였다면 물건들로 가득차 있었을 스타필드 마켓 죽전 1층은 스타필드의 ‘별마당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거대 휴식 공간으로 변했다. 150평 규모의 ‘북그라운드’ 라운지와 개방감 있는 스타벅스와 영풍문고 매장, 이벤트 존까지, 이들이 통일감 있게 연결되며 약 700평의 공간이 온전히 고객 휴식 공간을 위해 쓰였다.

북그라운드에서는 매주 목요일과 주말에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린다. 고객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도 편하게 방문해 각종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혁진 점장은 “기존 이마트스러운 발상이었다면 이 넓은 공간을 절대 이렇게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좋은 입지를 물건 판매 공간으로 쓰지 않고 고객들에게 돌려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경험 극대화에 한껏 신경 쓴 모습은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1층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향수 관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일부러 배치했다고 설명했다.식물 기반의 상품들로  실내에 있더라도 계절감을 느끼게 하며 처음 입장했을 때 나는 좋은 향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어 넣어줬다.

2층에 새로 입점한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에서는 축구용품과 런닝머신 등 스포츠용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이날 매장에서는 한 고객이 축구공을 드리블을 하며 상품을 체험해보고 있었다.

한 고객이 데카트론 매장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한 고객이 데카트론 매장에서 축구공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가족 단위 “대환영”...20평대의 유아휴게실

이마트는 또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고객 중 3040 중심의 자녀를 둔 가족을 주요 타기층으로 뒀다. 기존 이마트 죽전의 고객 통계를 살펴봤을때, 경기 동남부 중심 입지 특성 상 40대 고객의 구성비와 매출 비율이 전사 평균보다 높게 집계됐고 10대 이하 자녀를 둔 가족 단위 방문이 많아서였다.

이에 맞춰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또다른 콘셉트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여가공간’이다. 

2층 가장 중앙부에는 25평 규모의 ‘키즈그라운드’가 자리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2층에서 가장 공들여서 만든 공간”이라고도 표현했는데, 쉴 수 있는 소파가 비치해있고 700권 가량의 어린이 도서가 꽂혀있다.

2층에는 키즈 패션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25평 규모의 키즈그라운드가 꾸려졌다. 사진=김민지 기자
2층에는 키즈 패션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25평 규모의 키즈그라운드가 꾸려졌다. 사진=김민지 기자

유아휴게실은 21평 규모로 넓고, 또 섬세하게 지어졌다. 일반적인 상업공간에 있던 유아휴게실 또는 수유실은 작은 방 하나에 여러 사람이 이용하며, 육아를 맡은 남성의 경우 입장하기 어려워 부모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유아휴게실에는 프라이빗하게 수유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이고 온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가족 휴게실, 아이들을 앉히고 이유식을 쉽게 먹일 수 있는 전용 테이블이 마련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조명과 인테리어 부자재, 의자, 공기청정기 등도 좋은 제품으로 구성해 유아휴게실 구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유아휴게실에 아이 이유식을 먹일 수 있는 전용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유아휴게실에 아이 이유식을 먹일 수 있는 전용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아이와 단둘이 이용할 수 있는 수유실. 사진=김민지 기자
아이와 단둘이 이용할 수 있는 수유실. 사진=김민지 기자

마트에서 ‘참치해체쇼’...그로서리 매장도 변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특히나 이커머스 플랫폼의 신선 식품 판매·배송으로 인해 과거 독점해왔던 식료품 판매업에서도 점차 밀리는 상황이었다. 생활용품군의 가격 경쟁력도 이커머스에 비해 뒤쳐졌는데, 이마트 또한 원가 경쟁력 제고와 눈에 띄는 상품 기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는 중이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선사할 수 있는 킬러 아이템을 기획하고 상시 저가 가격 리더십을 회복하는데 노력한 흔적들이 묻어났다.

수산코너에는 고객이 원하는 참치 부위를 직접 요청해 가져갈 수 있는 ‘참치정육점’이 자리잡았다. 참치정육점은 지난해 이마트 연수점에서 처음 오픈한 후 반응이 좋아 25개 점포와 더불어 현재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까지 들어섰다.

야채코너에는 ‘식단관리’, ‘빌리앤젤 홈카페’라는 라벨과 함께 한끼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비치대를 빼곡히 채웠다. 밥을 차려먹기에는 바쁘고 식단을 관리하며 건강을 챙기고 싶은 젊은 세대들을 위한 기획 상품이다.

앞서 이마트는 디저트 브랜드 빌리엔젤과 협업해 리테일 전용 브랜드 ‘빌리엔잴 홈카페’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그릭 요거트나 샌드위치 등 한끼 식사용 상품군을 확대했다.

지하 1층 식품 매장 ‘식단관리’ 코너에 샐러드 상품이 비치돼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지하 1층 식품 매장 ‘식단관리’ 코너에 샐러드 상품이 비치돼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이마트가 내세우는 초저가 델리 상품 ‘어메이징’ 시리즈도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어메이징 완벽 치킨’은 6천원대로 판매되는데, 이날 2시간 간격으로 나오는 치킨을 맛보고자 긴 줄이 이어졌다.

생활용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슈퍼 프라이스존(Super Price Zone)’을 선보였다. 카테고리별 매대 곳곳에 고객들의 수요가 높은 각 분야 인기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가져갈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고객들이 줄을 서서 ‘어메이징 완벽 치킨’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고객들이 줄을 서서 ‘어메이징 완벽 치킨’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이마트 측은 스타필드 마켓을 ‘New 이마트’라고도 부르며, 직관적인 공간 구성과 강화된 가격 경쟁력으로 고객들에게 오프라인 쇼핑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스타필드 마켓 1호점 성과를 바탕으로 대형점의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을 계속해서 해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채영 이마트 대표는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의 그로서리 강화 전략에 스타필드의 테넌트 운영 노하우를 결합한 최적의 쇼핑 공간이자 지역 주민들에게 여가와 쇼핑의 동시 체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에서 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고객의 시간을 점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 구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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