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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에 관한 대화, ‘생김새 아닌 가능성’을 묻자

[박주범의 ESG 소통] 도브&나이키 Body Confident Sport 이니셔티브

소녀들이 신체 이미지 문제로 스포츠를 그만두지 않도록
‘외모 무관’ 코칭·선수 프로그램으로 몸에 더 나은 경험을

  • 기사입력 2024.07.22 08:00
  • 최종수정 2024.07.22 09:58
  • 기자명 박주범 기자
바디 프로필 속 이미지와 실제 자신의 신체 이미지의 괴리에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바디 프로필 속 이미지와 실제 자신의 신체 이미지의 괴리에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더피알=박주범 기자 | 젊은 세대 인스타그램의 인기 태그인 바디프로필(#bodyprofile), 인생에서 최고의 몸 상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고강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건강하고) 완벽한 몸매를 만드는 활동에 도전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존감 하락이라는 부작용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에게 받은 메이크업과 스튜디오의 화려한 조명, 여러 가지 후처리 보정 등을 통해 만들어낸 사진 속 이미지와 실제 모습 간의 간격이 크기 때문이다. 신체 이미지에 대한 과도한 집착에서 오는 공허감도 외모 중시 문화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후유증 중 하나다.

외모 중시 문화의 유해성이 드러나는 또 다른 사례는 스포츠 현장에서 사라지는 소녀들이다.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경험하는 사춘기에는 자신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되고, 타인의 판단과 비교에 취약하다. 이 시기에 많은 소녀들이 움직이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부담을 느껴 운동을 그만둔다.

전 세계적으로 오직 15%의 소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 권고 운동량을 달성하고 10대 소녀의 45%가 스포츠 활동을 중단하는데, 이는 소년의 두 배에 달한다.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능력보다 외모에 중점을 두는 ‘신체에 관한 대화’는 소녀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데 장벽이 되고, 신체 자신감에 지속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운동을 통해 자신감과 강인함을 키우기는커녕 스포츠 환경에서 직면하는 신체에 대한 비판이 자신감과 성장을 제한하는 것이다.

십대 소녀들의 45%는 스포츠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신체 자존감'을 들었다. 도브와 나이키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사진=BodyConfidentSport.com 제공.
십대 소녀들의 45%는 스포츠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신체 자존감'을 들었다. 도브와 나이키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사진=BodyConfidentSport.com 제공.

스포츠 현장의 현실과 그것이 자신감에 미치는 영향

2004년부터 20년 이상 다음 세대의 자존감 고양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해온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Unilever) 산하 브랜드 도브(dove.com)와 스포츠 의류 기업 나이키(nike.com)는 소녀들이 경험하는 스포츠 현장의 현실과 그것이 자신감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스포츠 중단의 원인과 잠재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데이터 기반 조직인 ‘외모 연구 센터’(Centre for Appearance Research) 및 ‘소녀와 여성 스포츠에 관한 터커 연구 센터’(Tucker Center for Research on Girls & Women in Sport)의 전문가들과 함께 광범위한 연구조사를 수행했다.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등 6개국에서 11~17세 소녀들과 코치 등 2000여 명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를 그만둔 소녀 중 46%는 스포츠에 적합한 신체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고, 49%는 신체 크기 때문에 조롱, 비난, 괴롭힘을 당했다. 결국 운동을 그만두는 소녀 중 50%는 자신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2023년 10월 도브와 나이키는 소녀들이 신체 이미지 문제 때문에 스포츠를 그만두는 것을 막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 바디 컨피던트 스포츠(Body Confident Sport)를 론칭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바디 컨피던트 코칭’(Body Confident Coaching)과 ‘바디 컨피던트 선수’(Body Confident Athletes)라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도브와 나이키의 바디 컨피던트 스포츠 프로그램은 신체 이미지 및 스포츠 분야의 주요 전문가 및 브랜드와 함께 여학생과 코치가 협력하여 설계되었다. 사진=BodyConfidentSport.com
도브와 나이키의 바디 컨피던트 스포츠 프로그램은 신체 이미지 및 스포츠 분야의 주요 전문가 및 브랜드와 함께 여학생과 코치가 협력하여 설계되었다. 사진=BodyConfidentSport.com

여기서 코치는 자원봉사자, 교사, 부모, 보호자, 형제자매, 스포츠 코치 등 소녀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도하거나 지원하는 성인 모두를 포함한다.

이들은 소녀들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 선수는 편안함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도록 몸을 움직이는 사람을 의미하며, 나이・성별・체형・능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운동선수가 될 수 있다.

스포츠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움직임을 말한다. 여기에는 걷기, 춤, 수영, 서핑, 캐치볼 놀이, 체육수업 참여, 축구 경기 또는 올림픽 참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스포츠 분야에서 소녀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그들이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활동적이고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으로, 핵심은 운동능력 향상뿐 아니라 자존감과 정신 건강을 육성하는 것이다. 코치와 선수 모두 스포츠의 힘을 발견할 수 있는 포용적인 공간과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 책임이 있다.

‘바디 컨피던트 선수’는 ‘바디 컨피던트 코칭’을 수료한 스포츠 코치나 체육 교사가 11~17세 소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이나 방과 후 스포츠 대면 프로그램이다. 스포츠에서의 신체에 관한 대화, 스포츠를 통해 우리 몸이 경험하는 것과 우리 몸의 소리 듣기 등에 관해 다루며, 스포츠 교육자가 선수를 더 잘 지원하기 위해 다음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BodyConfidentSport.com 제공.
사진=BodyConfidentSport.com 제공.

신체 대화 금지 구역 만들기

신체 대화를 금지하는 구역을 만들면 외모에 대한 논의에서 벗어나 신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외모에 대한 의견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 신체에 대한 언급 자체가 누군가의 가치, 관심사, 행동 같은 본질적인 특성보다 외모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외모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소녀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또 외모에서 능력으로 초점을 전환하는 것은 소녀들 간의 놀림과 괴롭힘을 억제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는 악순환은 서로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다.

모든 신체 유형의 롤모델로 영감 주기

많은 소녀들이 특정 체형만이 스포츠에 적합하다고 여긴다. 긍정적인 역할 모델은 10대 소녀의 자존감을 키우는 중요한 도구다. 여성 운동선수와 모든 신체 유형의 여성이 활동적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스포츠에 맞고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된다.

올바른 이유로 동기 부여하기

스포츠의 다양한 장기적인 이점에 초점을 맞추면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자신감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단기적인 이득보다 재미, 우정, 개인적 성취를 위해 참여하도록 격려하면 자존감과 동기 부여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이다.

스포츠 코치의 역할은 청소년들이 자기 몸의 생김새에 집착하는 대신 자기 몸이 무슨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지에 관심 갖게 해주는 것이다.
스포츠 코치의 역할은 청소년들이 자기 몸의 생김새에 집착하는 대신 자기 몸이 무슨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지에 관심 갖게 해주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활발한 신체 활동으로 신체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면 평생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포츠는 자아상을 형성하는 것 외에도 협력, 리더십, 집단적 사명에 대한 기여 등을 가르친다. 소녀가 얻은 자신감과 경험은 여성으로서의 성공과 기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 세대가 ‘내 몸은 어떻게 생겼나?’에 집착하는 대신 ‘내 몸은 내가 무엇을 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가?’에 더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그들을 이끌어나갈 주변 모든 어른(코치)의 몫이다. 운동을 계속하는 소녀 중 74%가 코치 덕분에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한다.

스포츠에서 성과보다 자존감을 우선하는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주는 코치는 소녀들의 강력한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우리 몸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신체 자신감은 자존감을 향상하고, 운동과 스포츠 활동을 계속하며, 학교와 친구 및 가족과의 관계에서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신체에 관한 대화에서 승리자는 없다. 우리 몸은 바디프로필 사진 속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체다.

당장 사회적으로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외모와 신체를 가졌다 해도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힘들다. 과도한 기대에 대한 압박감으로 결국 자신의 몸에 대해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그러한 감정에 휘둘려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의도라도 누군가의 외모를 칭찬하기보다는 신체가 흘리는 땀과 노력을 추앙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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