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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와 생성AI의 만남으로 이루는 ‘고객 마음’ 읽어내기

[COVER STORY]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브랜딩 ③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 제공하려면 ‘고객 맥락 파악' 필요
생성형AI 등장으로 말 그대로의 '초개인화 작업' 가능해졌다

  • 기사입력 2023.10.13 08:00
  • 최종수정 2023.10.13 09:22
  • 기자명 김민지 기자
‘생성 AI로 달라지는 고객경험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차경진 교수. 사진=서지형 포토그래퍼·전재현 포토그래퍼
‘생성 AI로 달라지는 고객경험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차경진 교수. 사진=서지형 포토그래퍼·전재현 포토그래퍼

더피알=김민지 기자 | 더피알 포럼 2023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을 브랜딩하라' 강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차경진 한양대학교 교수는 국내 학계에서 ‘DCX’(Data-driven Customer Experience) 용어를 처음으로 제시한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 전략의 선구자다.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저자이기도 한 그는 다년간의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해 고객 경험 설계 조언자로 활약해왔다.

그는 이번 더피알 포럼에서 ‘생성 AI로 달라지는 고객경험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제해 고객 경험 혁신의 중요성과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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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진 교수는 많은 기업들이 제품·서비스 혁신 전략을 기술에서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여러 기업과 협업을 해온 그는 기술 혁신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 어려운 것을 파악하고, 대신 ‘고객 경험 가치 디자인’에 방점을 뒀다. 고객의 행동 양식을 꿰뚫어 보고 새로운 경험 패러다임을 선사해야 고객의 제품·서비스 이용 시간 및 만족도 증대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고객 맥락 이해로부터 제품 혁신 시작

차 교수는 삼성전자와 진행한 프로젝트를 사례로 맥락 기반 기획 방식을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는 한 사람의 생애주기에 따라 1인 거주에서 다인 가족이 되고 다시 1인 가구로 되돌아가기까지 거주의 형태가 변하듯 냉장고의 모습도 변하도록 모델링해 히트를 친 제품이다.

그 이후 제품 혁신이 더 필요했던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고객을 위한 새로운 경험을 기획하기 위해 와이파이 센서와 모뎀을 제품에 심어서 고객의 냉장고 이용 시간, 내부 온도와 습도 변화 등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데이터 수집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차 교수는 데이터 수집 전략을 바꾸는 것을 제안했다. IoT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만으로는 고객의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워서다.

대신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에서 고객의 삶을 직접 더 수집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에게 ‘얼마의 가격대에 어느 용량을 고려하고 있는지’ 기능과 스팩의 측면을 묻지 않고 ‘일주일에 몇 번 집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지, 채식 위주인지, 아이가 있는지’ 등 삶의 방식을 묻기 시작한 것이다.

차 교수는 “과거 ‘스마트싱스’라는 스마트홈 구축을 위한 앱은 연결적·기능적 가치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객의 80% 이상이 앱을 지웠다”며 “아기가 있는 집은 이유식에 적합한 시나리오 경험을,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그에 맞는 푸드 스타일 경험을 제공하도록 정보를 센싱하는 전략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기반으로 설계하라

차 교수는 고객 맥락을 조사하는 방법론이 이전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디자인씽킹’이라는 전략으로 고객의 삶에 접근하고 마켓 리서치폼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왔다.

디자인씽킹은 사용자 유형을 대표하는 가상의 캐릭터 ‘페르소나’를 고객별로 정의하고 그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십여 년간 이 전략이 유행했지만 차 교수는 그 효용성을 완전히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디자인씽킹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은 혁신적인 것들이 나오지만 정작 6개월 뒤에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시시한 제품이 출시된다”고 밝혔고, 혁신이 사라진 원인은 그 혁신을 지지해줄 데이터의 부재에 있다고 짚었다.

기업으로서는 해당 페르소나가 시장성이 있는지, 진정 고객에게 중요한 맥락으로 작용하는지 의심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데, 팀 내 의사결정을 거치면 거칠수록 혁신성은 깎여나갔다. 실무자들이 혁신의 근거를 데이터로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 교수가 그냥 CX(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보다 DCX(데이터 기반고객 경험·Data-driven Customer Experience)를 강조하는 이유다.

차 교수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데이터로 내부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외부 데이터)를 언급했다. 내부 데이터는 구매 기록, 앱 로그 기록 등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말한다. 현재 이용 중인 고객의 상황을 정량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으나, 그런 행동을 보이는 이유와 잠재 고객 유도법은 도출해 내기 어렵다.

여기서 차 교수는 SNS, 트렌드 데이터 등 소셜 데이터에 집중했다. 즉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숨은 맥락을 탐지해 내는 정보의 소스다. 각종 SNS의 글에서부터 경쟁사 리뷰 데이터,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까지 모두 소셜 데이터에 해당한다. 이를 크롤링(웹페이지에서 데이터 추출)해 데이터를 군집화하고 페르소나를 도출해낸다.

소셜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는 썸트렌드 소셜 분석 툴. SNS와 뉴스에서의 키워드 언급 추이와 해당 원문을 열람할 수 있다.
소셜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는 썸트렌드 소셜 분석 툴. SNS와 뉴스에서의 키워드 언급 추이와 해당 원문을 열람할 수 있다.

데이터의 수적인 면에서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빅데이터 분석 시 많은 수의 군집만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차 교수는 소수의 데이터도 눈여겨보라고 제안했다.

가령 데이터의 분포가 정규 분포 형태를 띤다면 그중 양극단의 데이터가 의외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특이한 맥락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특성을 정규 분포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혁신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은 작지만 점점 불어날 수 있는 군집이며, 이들의 행동 맥락은 경험 디자인 중 하나의 자원으로 작용한다.

초개인화로 고객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제공할 것

뒤이어 차 교수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학부모들과 백화점에 가는 여성과 주말에 아이와 백화점에 가는 여성의 구매력은 같지 않을 것”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한 사람의 라이프 사이클 안에서도 시시각각 맥락과 니즈가 변한다는 설명이다.

과거 기성세대는 집단화 특성이 컸기 때문에 매스(mass) 마케팅으로도 고객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최근 마케팅 전략 보고서에서는 마이크로 세그멘팅(micro-segmenting) 용어가 자주 보인다.

차 교수는 이러한 전략을 수립한 기업 중 모범 사례로 더현대를 들었다. 과거에는 거래액에 따라 나눈 등급 위주로 고객을 판단했다면, 현재는 어느 점포에 누구와 방문하는지 등 고객을 세분화해 보고 있다. 동일한 쿠폰과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제공한 것을 세그먼트 ●●번, □□번 등 각 군집 맞춤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초개인화시대에 맞게 각 기업들이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고 노력 중인 더현대. 사진=뉴시스
초개인화시대에 맞게 각 기업들이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더현대 또한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물론 각 기업 입장에서는 쉬운 프로세스가 아니다. 차 교수는 “어떤 기업은 페르소나를 4000개로 쪼갰지만 실질적으로 초개인화된 경험은 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4000개의 페르소나에 맞게 날마다 달라지는 메시지 기획을 고작 몇십 명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차 교수는 이 불가능이 올해부터는 가능해진다며 CX 분야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생성형 AI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다.

생성형 AI 구축으로 DCX 실현화

차 교수는 개인화된 경험을 만들어 내는 도구로 AI를 강조했다. “최근 AI 기반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특정 페르소나를 가진 사람에게 특정 날에 딱 맞는 문구를 제공했더니 높은 클릭률을 보였다”고 그 효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상품 이용의 맥락 정보, 몇천 개의 페르소나 성향 데이터, 추천하려는 상품 정보, 이 세 가지를 생성형 AI에게 학습시킨다. ‘출근 시간에 이 앱을 켰는지, 지금 비가 오는지’ 등의 맥락 정보는 새롭게 제작되는 메시지의 기준이 되며, 이용자 페르소나 정보로 적합한 큐레이션이 이어진다.

차 교수는 AI로 인한 변화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로 레시피를 추천해 주는 것, 누구나 상상해 본 기능이다. 이를 위해 각종 레시피를 모았지만 가지고 있는 식재료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음식 매칭률은 낮았다.

반면 생성형 AI는 데이터베이스에 쌓인 레시피를 기반으로 현 상황 맞춤 새로운 레시피를 제공할 수 있다. 그 예시로 “김치찌개 레시피를 본 AI가 냉장고에 김치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그와 유사한 새로운 찌개를 추천해 줄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며 AI 접목을 장려했다.

차 교수는 생성형 AI의 성능을 높게 사는 이유중에 하나는, 참고할 만한 기존 데이터가 현저히 적은 양이더라도 생성형 AI로 그 데이터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광고 문구를 제작하는 상황이라면, 그 기업 스타일의 기존 문구 개수가 적은 상황에서도 생성형 AI가 학습 데이터 자체를 직접 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파인튜닝(미세조정)으로 정확도를 높여 다시 학습데이터로 재입력할 수 있고, 그렇게 수만 개로 증가한 데이터가 이용자 맞춤으로 이용될 수 있다.

차 교수는 “생성형 AI로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그동안 사람이 할 수 없었던 맥락적 경험을 설계하고 제공할 수 있는 시기”라고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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