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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으로 구축된 세계관은 고객을 공감·감동시킨다

[COVER STORY]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브랜딩 ①-下

MZ세대의 생활 데이터에 숨겨져 있는 ‘느낌적인 느낌’ 찾아야
매출 목표는 ‘꿈’이 아니다. “미쳤다”는 말이 나와야 ‘꿈’이다

  • 기사입력 2023.10.11 08:00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이 “데이터 기반 고객 경험을 브랜딩하라”는 주제로 9월 15일 개최한 ‘The PR 포럼 2023’은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경험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실제 마케팅 사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데이터 기반 고객경험 브랜딩이 필요한 ‘이유’와 기업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고, 해야 할지에 대해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의 기조강연과 이승윤 건국대학교 교수의 발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편집자주]

현장 사진=서지형 포토그래퍼·전재현 포토그래퍼
현장 사진=서지형 포토그래퍼·전재현 포토그래퍼

데이터 기반 CX…왜, 무엇을 할까에서 이어집니다.

더피알=김경탁 기자 | 한국이 이룩한 ‘K콘텐츠 팬덤 경제’에 대해 최재붕 부총장은 아날로그 시장이 디지털을 거쳐서 새로운 메타 인더스트리로 진화하는 과정 속에서 작가 몇 명이 만들던 중앙집중형 시장이 무한경쟁구조로 바뀌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팬덤 만들기, 마음 흔드는 스토리텔링

9억 명에 달하는 애플 팬덤을 만든 스티브 잡스는 2011년 3월 “애플의 DNA에 대해 말할 때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심장을 노래하게 하는 것은 인문학과 결혼한 기술, 인간성과 결혼한 기술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5년의 스티브 잡스. 사진=애플 제공
2005년의 스티브 잡스. 사진=애플 제공

최 부총장은 “심장이 노래하는 경험을 만들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한다”면서 “MZ세대가 생활하는 데이터를 읽고, 거기서 소위 ‘느낌적인 느낌’을 캐치해낼 수 있으면 그들이 진짜 좋아하는 경험을 창조하고 디자인해서 그들의 팬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팬덤을 조직하는 ‘경험’은 어떻게 만들까. 이승윤 교수는 △세계관(스토리텔링)과 △커뮤니티(참여와 인정)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식기세척기가 한국에 처음 들어올 당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가격, 기능, 전기소비 등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다. 많은 주부들은 식기세척기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 “시어머니가 나를 게으른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우려를 꼽았다.

스마트 아기침대 스누(SNOO)가 아마존을 통해 출시된 2016년에도 엄청난 비판이 있었다. 자동으로 침대를 흔들어 아기를 재워주는 제품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게으른 부모들을 위한 기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승윤 교수는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는 결정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요양원에 모시는 게 나에게나 부모님한테나 모두 좋은 일이지만, 보내는 행위 자체는 마치 ‘내가 불효자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적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아기침대 SNOO
스마트 아기침대 SNOO

요양원, 스누, 식기세척기 모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주는 고객 경험에 대해 전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소개할 때 ‘나의 노력을 줄여준다’는 기술적 관점으로는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다.

식기세척기를, 스누를, 요양원을 선택함으로 인해 생기는 시간과 에너지를 집안 살림에, 아기에게, 부모님에게 다른 방식으로 투입해 더 유용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줘야한다. 이런 스토리텔링으로 구축된 세계관은 고객을 공감·감동시킨다.

 

사람을 이해하는 법

요즘 소비자들은 TV를 거의 보지 않고, 컴퓨터 브라우저나 스마트폰에 애드블락을 설치하며, 광고가 안 나오는 유튜브 프리미엄에도 많이 가입한다.

푸시형 광고의 전달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세계관 구축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브랜드 이야기를 전파하게 만든다.

같은 세계관을 즐기고 공감대를 나누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2021년에는 MZ세대의 70% 이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 중이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44.2%는 매일 이용한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연령별로 살펴보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행태’)

이승윤 교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 활동을 하게 만드는 추동력은 ‘인정’에 있다며 “기록(record)과 인정(recognition)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사례로는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국내 100대 명산을 정하고, 매년 도전과제 40개 지정·보상)과 일본 민영철도 연합체 JR그룹의 ‘My Japan Railway’ 캠페인(600여개 철도역의 상징 스탬프 이미지 수집)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오늘 강조 드리고 싶은 내용은,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과 데이터를 가지고 만족을 시켜야하는 대상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 인간을 어떻게 들여다보느냐 하는 기술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적의 고객 경험을 어디에 찍어주는지,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어떻게 나눠줄 건 지가 굉장히 중요할 수 있다”면서, 행동경제학과 행복심리학을 창시해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의 1990년대 초 ‘대장내시경 체감 고통 연구’를 소개했다.

수면 내시경이 없던 시절에 진행된 당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통의 최대치가 같을 때 마지막 3분 동안 느낀 고통의 평균치가 전체 경험에 대한 인상을 결정한다. 조삼모사가 조사모삼보다 낫다는 말이다.

 

진짜 ‘꿈’은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다

삼성전자는 2021년 말 소비가전과 IT모바일 사업부를 통합하면서 조직 명칭을 ‘DX(Device eXperience) 부문’으로 정했다. 최재붕 부총장은 삼성의 ‘디지털 대전환 선언’이자 고객경험 디자인이라는 목표 설정이라면서 “우리가 제대로 된 길을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 부총장은 “회사가 정하는 올해 매출 목표는 ‘꿈’이 아니다. 꿈은 ‘미쳤다’는 소리를 들어야한다”며, 일론 머스크가 세상 전체에 ‘또라이’로 인식되면서도 그의 회사에 많은 투자가 쏠리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장은 “현대 인류사에서 ‘미쳤다’ 싶은 꿈을 가장 많이 현실화시킨 게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삼성이 반도체를 개발한다고 발표했을 때, 현대차가 세계 5대 자동차 회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세상은 ‘미쳤다’고 반응했지만 그 꿈들은 어느덧 현실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의 데이터에 따르면 앞으로도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여러분이 멋진 꿈을 품고 아이들한테도 잘 나눠줘서 세계를 바꾸는 대한민국의 기적을 또 한 번 만들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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