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출입

‘뽀로로의 후배’가 된 해치, 서울 스토리 품고 세계로

복슬 찰랑해진 서울 공식 캐릭터, 15년 만의 리디자인 호평
우지희 오콘 대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글로벌화 노력"
“캐릭터 커뮤니케이션, 효과 내려면 최소 3년 이상 소통 필요”
“20대 대학생들의 ‘노는 게 제일 좋아’ 떼창 보면서 뭉클했죠”

  • 기사입력 2024.07.25 08:00
  • 최종수정 2024.07.25 11:10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 | 서울특별시의 상징캐릭터 ‘해치’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해치가 2009년 서울시 공식 캐릭터로 지정되고 15년 만이다. 올해 2월1일 처음 공개된 새 캐릭터는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융합한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MZ세대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한국의 전통적 요소를 유지한 새로운 해치는 서울의 새로운 얼굴로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소울 프렌즈’의 도입으로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져,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오콘(OCON)은 ‘뽀롱뽀롱 뽀로로’와 ‘선물공룡 디보’ 등 다양한 캐릭터 사업으로 유명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기업이다. 해치 리디자인 배경과 새로운 캐릭터의 특징, 그리고 도시 브랜드로서 캐릭터의 역할에 대한 우지희 오콘 대표의 통찰을 들어봤다.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4를 찾은 시민들이 해치 캐릭터를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4를 찾은 시민들이 해치 캐릭터를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리디자인 배경과 소울 프렌즈 스토리

서울시가 해치 캐릭터를 리디자인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오콘 대표는 “2008년 서울시 상징물로 개발된 ‘해치’의 활용 범위가 점차 축소되고, 현대 트렌드에서 멀어지면서 시민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해치를 현대적 트렌드에 맞게 새롭게 브랜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디자인 공모를 진행하게 됐다고 한다.

새롭게 디자인된 해치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시대에 맞춘 단순화와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우지희 대표는 “새로운 해치는 MZ세대와 서울 시민들이 좋아할 만한 사랑스러운 핑크와 민트 색상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색상 선택은 단순한 미적 고려를 넘어 한국의 전통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결과.

우 대표는 “새로운 해치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꼭 안아주고 싶은 편안함과 푸근함, 그리고 핸드 드로잉이 주는 세심하고 따뜻한 정서”라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해치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호기심 가득한 눈, 엉뚱한 표정, 등의 날개, 목의 방울 등 다양한 요소를 추가했다는 것이다.

우지희 대표
우지희 대표(오른쪽)

리디자인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소울 프렌즈’라는 새로운 캐릭터들의 추가다. 우 대표는 “해치를 리디자인하면서 개성 강한 네 명의 친구들 ‘소울 프렌즈’를 추가했다”며 “이들의 관계를 통해 더욱 풍성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화난 주작’은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캐릭터, ‘댕댕청룡’은 스스로를 강아지로 착각하는 순진한 용, ‘돌격 백호’는 취업준비생으로 분한 청년 공감형 캐릭터, ‘욜로 현무’는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다.

각 캐릭터는 독특한 개성과 배경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특성을 살려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페스타 2024 개막공연에서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페스타 2024 개막공연에서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캐릭터 리디자인 핵심, 전통과 현대의 조화

우 대표는 해치 캐릭터 리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현대적 감각과 대중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지희 대표는 “모바일을 주로 이용하는 요즘 세대에 맞춰 캐릭터를 단순화하고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소장하고 싶어할만한 캐릭터로 디자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리디자인 과정에서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큰 과제였다. “광화문 앞에 있는 해치 석상과 닮아야 한다는 주장과 요즘 트렌드에 맞아야한다는 의견이 대치되면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디자인 작업을 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해치 캐릭터의 미래 계획에 대해 우 대표는 흥미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사방신 중 유일하게 과거를 기억하는 주작은 해치의 능력을 활용하여 지구를 정복하고자 인간들을 탐구하기 위해 서울시 곳곳을 돌아다닌다”며 스토리텔링의 방향을 설명했다.

글로벌 전략도 준비 중이다. “해치의 스토리 컨셉을 바탕으로 서울시민들을 보호하는 신수 해치와 사방신 친구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글로벌 플랫폼에 방영하고, 서울시와 해치의 인지도를 극대화하는 글로벌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해치와 소울프렌드 이미지로 래핑한 순환버스 해치카. 복슬 찰랑한 털 느낌이 만져보고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해치와 소울프렌드 이미지로 래핑한 순환버스 해치카. 복슬 찰랑한 털 느낌이 만져보고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도시 브랜드로서 캐릭터의 역할

지자체들이 해치와 같은 대표 캐릭터를 만들고 활용하기 시작한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고, 유명해진 친구들도 많다. 이런 캐릭터가 도시 브랜드로서 거둬온 성과에 대한 캐릭터 전문가 우 대표의 평가가 궁금해졌다.

“많은 지자체에서 캐릭터들을 만들고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고, 과거와는 달리 좋은 결과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일부 캐릭터들은 열심히 활동한 결과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활동을 멈추어 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우지희 대표는 오래 시간을 정성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공익적인 가치를 너무 쉽게 판단해 버린 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벤트와 SNS등의 활동은 많이 해서 인지도는 높아져 있지만 실질적인 지역발전에 기여를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우 대표는 “좀더 주민의 경제적 이익과 연결이 될 수 있는 전략과 플랜이 마련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2019년 12월 팽TV에 출연한 고양고양이. 우리나라 지자체 캐릭터 중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 중 하나였던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2022년 12월에 올라온 대설 대비 시민 행동 요령 안내를 마지막으로 고양시청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사진=고양시청 페이스북
2019년 12월 팽TV에 출연한 고양고양이. 우리나라 지자체 캐릭터 중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 중 하나였던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는 2022년 12월에 올라온 대설 대비 시민 행동 요령 안내를 마지막으로 고양시청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사진=고양시청 페이스북

우 대표는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 지자체들이 자체 캐릭터로 친근감이나 유대감을 형성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가 많은데,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상품이나 서비스, 기관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뇌를 통해 알게 된 것보다 마음이 건드려졌을 때 더 크게 반응하고 행동하듯이, 기능과 가치 식별을 위한 아이덴티티(identity)보다 퍼스낼리티(personality)가 마음을 움직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연예인이나 홍보대사,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때 캐릭터는 연예인이나 셀럽처럼 퍼스낼리티를 가지고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마음을 건드리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우 대표는 강조했다.

우 대표는 “다만 캐릭터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 꾸준히 성장시키겠다는 장기 계획과 함께 소비자의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는 양방향 소통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기후동행카드 100일을 맞아 ‘100일 축하 이용 후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기후동행카드 100일을 맞아 ‘100일 축하 이용 후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업/조직의 철학과 컨셉, 지역적 특징 및 캐릭터의 성격 등을 명확하게 잡고, 일관된 흥미로운 콘텐츠와 상품 디자인을 동반하며 살아있는 캐릭터로서 운영해야 한다고 우지희 대표는 덧붙였다.

해치 캐릭터의 리디자인과 활용은 현대 도시 브랜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이 캐릭터는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서울시의 정체성과 비전을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해치와 소울 프렌즈가 어떻게 서울시민들과 소통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지 기대된다.

오콘 캐릭터와 함께 성장한 팬들에게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선두주자인 오콘(OCON)이 창작한 캐릭터들은 수많은 어린이들의 성장기를 함께해왔다. 뽀로로, 디보, 슈퍼잭 등 오콘의 대표 캐릭터들과 함께 자란 초기 팬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 오콘의 캐릭터들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우 대표에게 초기 팬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를 묻자 각 캐릭터의 탄생 배경과 의미를 되새기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부모의 마음으로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히어로 슈퍼잭, 선물공룡 디보 등의 콘텐츠를 기획해왔다고 밝혔다.

뽀로로는 어린이들의 집중력과 학습능력 발달을 고려해 제작됐다. TV 시리즈와 함께 10년째 어린이 친구들을 찾아가고 있는 ‘극장판 뽀로로’의 경우, 뽀로로 탄생 20주년, 극장판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겨울 ‘뽀로로 극장판 슈퍼스타 대모험’을 선보였다.

이 작품에 대해 재미있는 스토리와 함께 “우승이 전부는 아니잖아요!”라는 주제로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의 노력과 즐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한 우지희 대표는 뽀로로를 보며 자란 아이들이 이제 20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감회를 표했다.

우 대표는 “유튜브에 올라온 대학생들의 ‘노는 게 제일 좋아’ 떼창을 보며 뽀로로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벌써 이만큼 컸다는 데서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꼬마히어로 슈퍼잭은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한 삶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우 대표는 “실제로 에피소드에 등장한 음식을 엄마에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어린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데에서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선물공룡 디보는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으로, 3D 기술을 통해 봉제 인형의 질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우지희 대표는 “소재 하나 색깔 하나까지 차별화와 산업적으로 성공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의 디보”라고 설명했다.

특히 디보에 등장하는 분홍색 토끼 ‘버니’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현재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우지희 대표는 “어릴 적 가장 친한 친구였던 우리 뽀로로, 디보, 버니가 청년으로 성장한 아이들에게 지금도 여전히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오콘은 어떤 회사?

‘뽀로로 제작사’로 잘 알려져 있는 ‘오콘’은 국내 최초 모션 캡쳐 방식을 도입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기업이다.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출신 경영진들과 국내외 유수 CG전문가들이 모인 디자이너 집단인 ‘오콘’은 1998년 설립된 이래 지난 26년간 ‘뽀롱뽀롱 뽀로로’, ‘선물공룡 디보’, ‘꼬마히어로 슈퍼잭’ 등 다수의 작품을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왔다.

일본이나 미국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던 시절부터 쌓아온 기술력과 제작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3D 애니메이션들을 선보인 결과 다수의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며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전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오콘의 비전은 단순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넘어서 현재는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서 첨단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검증된 기획 개발 역량을 웹툰/ 웹소설, 게임, FOOH, 아나몰픽 입체영상 및 실시간 모션 캡쳐를 통한 버츄얼 인플루언서, 패션 전시 등 콘텐츠 IP전반의 사업으로 확장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