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민지 기자 | 걸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이 연일 화제다. 민 대표의 격렬한 호소로 여론 법정은 기자회견 전 대비 분위기가 반전됐지만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어도어에 대한 내부 감사 결과 민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물증을 확보했다고 주장했고, 민 대표와 신동훈 어도어 부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하이브에 반기를 드는 구상이 담긴 ‘하이브의 죄악’이나 독립 행보를 모색한 ‘프로젝트 1945′ 등의 문건이 발견됐고,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가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부대표와 나눈 대화에서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 등의 말이 오갔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민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 대표는 그동안 하이브와 겪은 갈등과 함께 하이브가 제시한 증거에 강력하게 반박했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감사를 한다면 날 불러서 물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내가 누굴 만나 어떻게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는지 증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또한 “(지난해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은) 노예 계약에 가까웠다. 하이브에 영원히 묶여 있어야 하는 계약이었다. 답답하니까 우리끼리 상상하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경영권 찬탈 계획은 실행한 적 없다. 직장인으로서 했던 푸념”이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확보한 대화록,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까. 어떤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고 언론 보도용으로는 제시 가능하나 실제 법정에서 증거로까지 채택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언론법에 정통한 변호사는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이 됐다면 그 내용이 맞아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면서 “대화 내용이 유출이 된 건데 그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었는지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가 무속인에게서 경영 문제에 관한 조언을 받고 이른바 ‘주술 경영’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2021년 무속인이 민 대표에게 “앞으로 딱 3년간 언냐를 돕겠다. 딱 3년만에 (민 대표가 설립할 신규 레이블을) 기업합병 되듯 가져오는 거야, 딱 3년안에 모든 것을 해낼 거임”이라고 한 대화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그거 개인 사찰이다. 고소할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 지인인데 그냥 무속인인 사람이다. 무속인은 지인하면 안 되나. 무속인이 불가촉천민이냐”라며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에 다녔다. 그런데 시원함이 안 풀려서 그 의도로 간 거다. 간 김에 당연히 궁금한 것도 물어봤다. 그 사람들이 더 점을 보러 다닌다. 그들이 굿을 하고 다니니까 몰아가는 거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변호사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라면 절대적으로 보호되지만 경영과 관련된 공적 사안이라면 무단 공개가 문제가 될지는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하이브 측은 "모든 주장에 대해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경영적으로 명확히 밝혀야 하는 사실에 대해서만 답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