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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지역 창업’ 성공 사례, 더루트컴퍼니와 위로약방

[서울×지역×청년, ‘넥스트로컬’ ②]

청년 로컬 창업, 서울과 지역의 미래가 되다
더루트 “사업지역 강릉 특정은 ‘살고 싶은 도시’여서”
위로약방 ”넥스트로컬 없었으면 못 버텼다”

  • 기사입력 2023.09.12 08:00
  • 최종수정 2023.09.12 09:57
  • 기자명 김병주, 김민지 기자
더루트컴퍼니의 로컬 스토어 '감자유원지'가 만든 포파칩은 '2022 한국관광공사 관광 기념품 공모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22년 2월 출시된 포파칩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3000%가 넘는 펀딩률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더루트컴퍼니.
더루트컴퍼니의 로컬 스토어 '감자유원지'가 만든 포파칩은 '2022 한국관광공사 관광 기념품 공모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22년 2월 출시된 포파칩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3000%가 넘는 펀딩률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더루트컴퍼니.

더피알=김민지·김병주 기자 | 서울시가 2019년부터 진행중인 ‘넥스트로컬’은 지방소멸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고자 서울 청년들을 로컬로 보내 지역 자원 활용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업을 꿈꾸지만 어떻게 할지는 막막한 서울 청년들에게 총 16개월간 단계별 활동 및 자금을 지원한다. 넥스트로컬의 지원으로 창업해 자리잡은 대표 사례 두 곳을 소개한다.

먼저 읽으면 좋은 기사 : [스페셜 리포트] 로컬에게 ‘넥스트’를, 청년에겐 창업의 꿈을

① 상품성 없는 못난이 감자, 생감자칩이 되다

넥스트로컬 3기 창업팀인 ‘더루트컴퍼니’(구 감자혁명)는 중소벤처기업부가 7월 30일 발표한 ‘라이콘으로 성장할 소상공인’에 선발됐다. 라이콘(LICORN)은 라이프스타일·로컬과 유니콘 기업의 합성어다.

2021년 2월 강원도 강릉의 90년대생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시작됐다는 더루트컴퍼니는 지난해 넥스트로컬을 진행하면서 수확·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를 업사이클링해 감자칩 제품 ‘포파칩’을 선보인 후 이 사업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이들은 강릉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임팩트 비즈니스(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업)’ 아이템으로 ‘감자’라는 작물에 주목했다. 씨감자와 고랭지 감자의 주산지인 강릉에서 감자 농가들이 가진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자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먹는 방식 또한 감자 본연의 맛을 느끼기가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감자의 원물보다는 부가가치를 더 만들 수 있는 방식, 감자에 관한 경험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이 점에서 더루트컴퍼니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이다. 감자유원지를 비롯한 자사의 브랜드가 성장할수록 지역 농가에도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강릉의 감자 농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 사진제공=더루트컴퍼니.
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 사진제공=더루트컴퍼니.

사업 지역을 강릉으로 특정한 것은 강릉이 결국 ‘살고 싶은 도시’여서다. 김지우 대표는 서울이나 수도권 기반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도 많지만, 그것을 일부 포기하면서도 살고 싶을 만큼 좋은 도시가 바로 강릉이라고 밝혔다.

넥스트로컬이라는 서울시 사업에 참여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강릉시의 경우 2021년부터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사업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지자체 차원에서 로컬 브랜드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고무적인 일이었다.

다만 연계할 수 있는 파트너나 전문가, 기업 등의 네트워크에는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있었다. 더루트컴퍼니는 넥스트로컬 사업에 참여한 후로 지역 파트너들의 도움을 통해 지금의 팀을 꾸리게 되면서 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특히 지역 파트너들의 연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판로를 개척하고, 넥스트로컬 사업 내적으로 진행하는 입점 사업 등이 있어 초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김지우 대표의 설명이다.

'위따뚜이' 제빵 교육을 진행 중인 한은경 대표(앞줄 좌측)와 영월 마차리마을 할머니들. 사진제공=위로약방.

② 노인과 청년이 모두 행복한 도전…위로약방

넥스트로털 3기 ‘위로 레드로즈빈’팀은 영월 마차리마을에 ‘위로약방’ 카페를 차렸다.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에서 비운의 어린 왕을 위로하는 모티브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이 선택한 영월의 자원은 쑥이다. 마을 할머니들이 뜯은 쑥으로 ‘영월 쑥쉘’, ‘쑥살개아이스크림’, ‘초코나무쑥팥콜릿’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사과, 옥수수 등 더 유명한 영월 특산물이 많지만 마을 주민 대부분이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고령층이어서 쑥밖에 캘 수 없는 노동력이었다. 넓은 농지에 대량 생산까지는 어려운 여건에서 힘들지 않은 노동으로 마을 내 자금 순환을 만들고자 했다.

영월은 올해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한은경 대표도 영월에 방문했을 때 할머니들의 말이 잊히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마차리마을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여긴 사람이 안 오는 곳이야’라고. 그 말을 듣고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가 마주한 지역은 청년은 살아남을 수 없고 노인은 행복하지 않은 곳이었다. 상생의 길을 찾아야만 했다. 고령 주민들에게는 일자리 창출을, 위로약방에게는 인력 지원을 받는 방향으로 구상했다.

위로약방 한은경 대표. 사진제공=위로약방.
위로약방 한은경 대표. 사진제공=위로약방.

대규모 농업을 하기 버거운 노인들은 쓰레기 줍기 같은 공공근로로 수입을 얻고 있었다. 위로약방은 대신 매주 1회 제빵을 알려주면서 함께 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영화 라따뚜이를 차용한 ‘위(we)따뚜이’라는 제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10명의 할머니와 일하고 있지만 30명으로 늘려 일자리 창출을 확대할 목표도 가지고 있다.

한 대표는 넥스트로컬이 아니었으면 영월에서 이렇게 사업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고가 없는 타지역 사람이 혼자 지역 내 현실을 알아내기에는 인간관계가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위로약방의 경우 단종 설화를 모티브로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문헌 보증을 해줄 수 있는 해설사도 만나야 했고 지속적으로 원료를 지급받을 수 있는지 농가 상황을 살펴야 했다.

넥스트로컬에서는 지역 주민과 크리에이터 사이를 이어주는 지역 파트너가 있어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구상하고 문제 발생 시 지역 파트너가 중재했다.

런칭 후 7~8달간 받는 후속 지원도 로컬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돼주었다. 최대 5000만 원까지 사업비 지원을 받아 현실적 자금 문제를 해소했고, 전문가로부터 사업 확장 교육을 받아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었다.

한 대표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서울시에 감사한 부분이 러닝메이트(running mate)처럼 옆에서 같이 고민하고 뛰어줬던 것”이라고 넥스트로컬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넥스트로컬
위로약방의 대표 상품인 '영월 쑥쉘'. 사진제공=위로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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