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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돈많은 아저씨’ 머스크의 X, 어디까지 갈까?

광고주와 마찰, 엑스닷컴의 추락 그리고 역설
엑스 이용자들 “광고 적어지니 플랫폼 쾌적해”
트럼프, 집권시 정부효율위 수장에 머스크 기용

  • 기사입력 2024.09.06 16:45
  • 최종수정 2024.09.09 09:41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 | 한때 ‘혁신적 사업가’로 찬사를 받다가 이제는 ‘그냥 돈 많은 아저씨’로 전락한 엘론 머스크의 좌충우돌 행보가 점점 더 선을 넘어가면서 대중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그의 발언과 행보가 논란을 일으켜온 탓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머스크가 부자라는 이유로 그의 극우적 자유방임을 참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세계에 알려줄수 있기를 바란다”는 일침을 가하자 큰 호응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사업을 확장해온 머스크의 행보는 연이어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닷컴(구 트위터)의 광고주 이탈, 브라질 정부와의 갈등, 그리고 자사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에 대한 제재까지 겹쳤다.

시장 조사 기관 칸타(Kantar)의 최근 보고서에 실린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5년에 세계 주요 광고주의 26%는 엑스닷컴에 대한 광고 지출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칸타 보고서. 동그라미의 크기가 주목도 정도를 뜻한다.
표=칸타 보고서. 동그라미의 크기가 주목도 정도를 뜻한다.

마케터들은 엑스닷컴에 대해 혁신성과 신뢰성에서 매우 낮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신뢰도의 경우 2022년 22%에서 2024년에는 12%로 추락했고, 2022년까지 15% 정도였던 호감도는2024년에 비호감도 22%로 반전됐다.

이 조사에서 엑스닷컴에 대해 ‘극단적 콘텐츠에서 벗어나 브랜드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광고주는 4%에 불과했다. 같은 질문에 유튜브 등 구글이 운용하는 플랫폼 자산은 39%의 응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칸타의 미디어 관련 글로벌 생각 리더십 디렉터 곤카 부보닉은 “X가 최근 몇 년 동안 매우 많이 변화했으며 언젠가는 예측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브랜드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고 상황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브랜드 안전’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서, 유니레버, 마스, CVS와 같은 대형 광고주들은 이미 엑스닷컴을 이탈하거나 이탈을 계획 중인 것이다.

다만, 플랫폼을 이용할 때 뜨는 광고가 줄어든 것에 대해 엑스닷컴 이용자들은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이다.

역설적으로 소비자들의 엑스닷컴에 대한 광고 선호도 역시 2022년 이후 눈에 띌 정도로 상승했다고 칸타 보고서는 덧붙였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라는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지나치게 많은 광고때문에 사용자들에게 염증을 일으키고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9월 2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한 쇼핑 센터 광고판에 엘론 머스크 사진이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9월 2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한 쇼핑 센터 광고판에 엘론 머스크 사진이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머스크가 2022년 440억 달러에 인수한 트위터를 사명 변경해 운영중인 엑스닷컴은 플랫폼의 방향성과 콘텐츠 관리 문제로 수익성이 급락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수 당시 자금을 빌려줬던 은행들도 채권 회수 가능성에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IBM, 디즈니, 파라마운트 등 약 12개 유명 브랜드는 지난해 11월 반유대주의와 혐오 발언에 대한 우려를 들어 X에 대한 광고 지출을 중단했지만, 머스크 자신이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지지했다는 사실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당시 엑스 플랫폼에서 광고주들을 향해 f로 시작되는 욕(‘엿 먹어라’)을 하며 도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올해 들어서 갑자기 태도를 바꿔 6월 열린 칸라이온즈에 참가해 광고주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지만, 8월에는 광고업계 주요 단체인 세계광고주연맹에 ‘보이콧 공모’ 혐의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해 해당 단체가 자진해산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트위터 인수 당시 공언했던 ‘정치적 중립성’은 잊어버린 듯,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에 대한 공개지지를 밝힌 머스크는 최근에는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소스로 활용한 딥페이크 사진을 포스팅하는 등 좌충우돌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머스크가 포스팅한 딥페이크 이미지
머스크가 포스팅한 딥페이크 이미지

한편 최근 브라질은 대법원의 명령에 의거해 엑스플랫폼의 브라질 국내 접속을 차단했다. 대법원은 엑스닷컴의 온라인 허위정보와 혐오발언 확산 방치 혹은 조장에 대해 규제를 가한데 이어 이 차단조치 이행과 관련된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도 제재를 가했다.

소송에 대해 머스크가 보이콧 의사를 밝히며 대표 사무실을 철수하고 법률 대리인 지명까지 거부했는데, ‘관할 지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은 법적 대리인을 보유해야 한다’는 브라질 법에 따라 대법원은 엑스 플랫폼에 대해 ‘규정 준수 전까지 차단’ 명령을 내렸다.

브라질의 엑스닷컴 이용자는 약 4000만명에 달하고 스페이스엑스 가입자는 25만명에 달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머스크도 브라질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시 연방 전부 전체의 재정·성과를 완전히 감사하고 과감한 개혁을 제안하는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를 만들겠다며, 이 조직의 수장에 머스크를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2월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엘론 머스크와 대화하고 있다. AP/뉴시스
2017년 2월 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엘론 머스크와 대화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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