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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G] 페이스북에서 ‘뉴스’가 사라진다?

뉴스 콘텐츠 비용 내기 싫은 메타 “페이스북에서 뉴스 비중 3%” 주장
언론사 지원 종료, 캐나다에선 뉴스 링크 금지, 영·프·독 뉴스 탭 제거
링크 금지의 빈자리는 언론 기사 재포장한 유사언론 낚시기사가 대체
와이어드 “페북,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배포자가 아닌 것은 확실”

  • 기사입력 2023.09.15 08:00
  • 최종수정 2023.09.19 11:34
  • 기자명 박주범, 김경탁 기자
올해 3월 2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에 마련된 메타 부스.  AP/뉴시스
올해 3월 2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에 마련된 메타 부스. AP/뉴시스

더피알=박주범 | 근래 들어 타임라인의 절반 이상을 유료광고와 뜬금없는 추천 포스팅으로 채우면서 유저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는 페이스북이 유럽과 미주 지역 등에서는 뉴스 서비스와의 결별을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몇 년 사이 뉴스 사용료 지불을 두고 호주 정부와 대립, 미국에서 수익 공유 뉴스 탭 제거, 캐나다에서 전면적인 뉴스 링크 금지를 시행했는데, 이번에는 프랑스, 독일, 영국에서 뉴스 탭을 없애고, 지역 뉴스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도 종료한다.

유럽 지역에서의 페이스북 운영정책 변화는 앞서 캐나다나 호주에서처럼 EU 및 영국에서도 소셜미디어 업계의 대기업들에게 각 사이트에 공유되는 뉴스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는 법안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자 사전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Wired)는 9월 11일자 에서 메타의 ‘뉴스’ 서비스 관련 전략이 몇 년에 한번 꼴로 뒤집혀온 역사를 짚고 “계속되는 뉴스전략 변경의 핵심은 메타가 뉴스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공립 사이몬프레이저대학의 커뮤니케이션대학 부교수인 사라 간터 박사는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전통적 언론매체들이 디지털 플랫폼에 뉴스 배포라는 엄청난 권한을 넘겨주면서 언론매체들과 뉴스소비자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수단이 끊겼다”고 지적했다.

사라 간터 박사는 “메타가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비가 돼있는 뉴스 조직은 거의 없다”고 우려하면서 페이스북을 대체할 새로운 뉴스전달 플랫폼 확보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 보도자료
메타 보도자료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앞서 9월 5일자 에서 올해 12월초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에서 뉴스 콘텐츠 전용 탭인 ‘Facebook News’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번 조치를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투자를 더 잘 맞추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전세계 사람들이 페이스북 피드에서 접하는 내용의 3%에 불과한 뉴스 보다 숏폼 동영상(릴스) 등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메타는 다만 “이 지역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종료하는 것은 아니”라며, “게시자는 계속해서 페이스북 계정과 페이지에 액세스하여 뉴스 기사 링크와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국, 프랑스, ​​독일의 뉴스 게시자와 체결한 모든 기존 Facebook 뉴스 계약에 따른 의무를 해당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이행한다”고 밝힌 메타 측은 “기존 거래는 존중하지만 만료되면 갱신하지 않고, 앞으로 유료 뉴스 파트너십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와이어드는 콜럼비아저널리즘리뷰 연구를 인용해 페이스북의 콘텐츠 출시 파트너중 절반 이상이 3년 내에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페이스북이 뉴스 관련 메뉴를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숨겨뒀기 때문에 메타가 발표한 ‘3%’라는 수치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뉴스는 사용자가 플랫폼에 머물도록 돕는 콘텐츠 소스 중 하나”라고 지적한 와이어드는 “뉴스 매체는 온라인 전환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광고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구글과 페이스북에 빼앗겨 예산이 부족해졌으며, 지역신문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가 여러 나라에서 벌여온 콘텐츠 이용료 분쟁을 소개한 와이어드는 “페이스북은 뉴스 비용 지불 관련 입법에 저항하기 위해 매우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올해 초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에 뉴스기업과의 수익공유 의무 부여 법을 통과시킨 캐나다 사례를 소개했다.

메타는 해당 법에 반발해 캐나다 지역에서 페이스북에 뉴스 링크 게시를 금지했고, 그동안 페이스북에 의존했던 지역 뉴스매체들은 올해 여름 산불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대피를 비롯한 재난 관련 중요 소식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곤란을 겪어야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캐나다 언론들은 “메타의 페이스북 뉴스 링크 금지가 앱 전체의 추천 트래픽과 참여에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 법이 완전히 발효되면 페이스북과 동일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구글이 연말에 어떤 선택을 할지 걱정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쿠키피 크릭(Kookipi Creek) 지방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의 8월 17일 모습. 사진=BC Wildfire Service 제공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쿠키피 크릭(Kookipi Creek) 지방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의 8월 17일 모습. 사진=BC Wildfire Service 제공

와이어드는 메타가 영국에서도 캐나다와 같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시장, 경쟁 및 소비자 법안’에 전략적 시장 상태(SMS)를 보유한 메타와 알파벳이 디지털 환경에서의 공정 경쟁 보장을 위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재정적 기여를 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불 금액은 중재를 통해 결정되며 경쟁시장당국(CMA)은 지불 거부 회사에 벌금을 부과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미국에서도 영국이 추진중인 것과 유사한 시스템을 고려중이다. EU에는 이미 구글이 300개 이상의 매체와 수익 공유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법률이 마련되어 있다.

한편 알파벳과 메타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뉴스’가 차지하는 가치가 크지 않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메타가 페이스북 콘텐츠에서 뉴스의 비중이 3%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것처럼, 알파벳은 구글에서 뉴스 관련 검색어가 단 2%라는 자체 통계를 제시했다.

하지만 와이어드는 “2021년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메타와 알파벳이 주장하는 자체통계 수치와 모순되는 다른 연구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캐나다 UQAM 대학의 연구원 장 로이는 메타의 크라우드탱글 도구를 사용해 뉴스 금지 이후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링크 공유가 금지된 뉴스 기사를 재포장한 유사언론(clickbait) 사이트 링크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와이어드는 추천 트래픽과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 및 수익 공유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디어 산업에 도움이 되었지만 메타의 잦은 입장변경과 지원철회는 페이스북이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뉴스 배포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와이어드 기사 캡쳐
와이어드 기사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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