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출입

스타벅스가 치폴레 CEO를 전격 영입한 이유는…

[브리핑G] 소셜 시대의 투자, 바이럴 파워 어디까지?

월가, 지표화 힘들다고 소셜미디어 영향력 간과·외면
치폴레와 스벅 사례로 본 소셜미디어 리스크와 주가

  • 기사입력 2024.08.14 18:20
  • 최종수정 2024.08.16 14:53
  • 기자명 박주범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 | LA의 베버리힐스 거리뷰를 보여주는 한 유튜브 채널(I am Walking)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아프리카TV BJ들과 함께 걷는 모습이 몇 초간 우연히 포착되고, 이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하이브 주가가 급락하는 다소 황당한 일이 있었다.

뉴스 보도가 아닌 소셜미디어의 일상적 영상이 순식간에 유포되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감정을 좌우하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이러한 바이럴 브랜드 감정이 과연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소셜미디어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는 월스트리트에 이제 소셜미디어를 빼놓으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를 8월 11일 보도했다.

BI는 특히 1억2100만 명의 미국 사용자들이 매일 평균 1시간을 사용해 개인적 경험, 의견, 정치적 행동 촉구를 공유하는 틱톡에서 바이럴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사진이 뭐라고
이 사진이 뭐라고...

소셜미디어가 브랜드 감정에 미치는 영향은 2020년 이후 빠르게 커져왔다.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올해 3월 1만 명 이상의 미국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틱톡에 정치적 콘텐츠를 게시하는 사용자의 약 73%는 ‘틱톡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립 투자자이자 경제전문 인플루언서인 크리스 카밀로(Chris Camillo)는 지난 20년 간 소셜미디어가 주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투자에 활용해 왔다.

그는 2015년, 회사에 대한 언급을 추적하는 소셜미디어 데이터수집기 티커택스(TickerTags)를 만들어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데이터연구분석 자회사 엠사이언스(M Science)에 매각하기도 했다.

카밀로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틱톡을 스크롤하면서 거래할 수 있는 소비자 감정의 변화를 찾는 ‘사회적 재정거래(social arbitrage)’ 방법으로 월스트릿보다 먼저, 한 분기 실적발표 전에 트렌드를 포착해 왔다고 한다.

2023년 4월, 카밀로는 버드라이트의 트렌스젠더 인플루언서 마케팅 논란이 일자 경쟁사인 몰슨(Molson)의 단기 콜 옵션을 매수해 수십 만 달러를 버는 등 2021년까지 15년 간 이러한 방법으로 42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 전략은 주식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문화나 소비자 행동의 최근 변화, 특정 회사의 고객층이 단일 정보나 보이콧 같은 이벤트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밀로는 바이럴 역풍으로 주가 하락을 겪었던 예로 스타벅스를 언급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동일매장 매출이 8% 상승한 결과를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주가는 올해 4월 말 기준 작년 11월의 최고치에 비해서 약 30% 하락했다.

카밀로는 지난해 10월, 스타벅스가 노조와 마찰을 빚으면서 보이콧 요구가 틱톡을 통해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던 것에서 이유를 찾는다.

서로 팔을 걸고 있는 스타벅스 노조원들. 2021년 뉴욕. AP/뉴시스
서로 팔을 걸고 있는 스타벅스 노조원들. 2021년 뉴욕. AP/뉴시스

근로자들이 X에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나타내는 성명을 게시하자 스타벅스는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이미지는 더 훼손되었다. 여기에 더해 가자에서 부상당한 민간인들의 영상이 엄청나게 쏟아지면서 이를 본 틱톡 사용자들은 노조에 공감했다.

당시 급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의 반응 회로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영리한 투자자들이라면 이 논란의 여파가 주식 수익률에 반영되기 전에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음을 알아차렸을 수 있다.

6개월 후, 스타벅스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보이콧의 영향은 분명했다.

8월 13일(미국 현지시간) 전격 경질이 발표된 락스맨 나라시만(Laxman Narasimhan) 스타벅스 CEO는 결국 “오해가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면서 브랜드 인식을 강화하는 데 투자했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A)는 5월 6일 발표한 보고서에 이번 보이콧에 대해 언급하며 소셜미디어에서의 바이럴이 이번 매출 감소에 있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BOA의 사라 세나토어(Sara Senatore) 애널리스트는 BI 인터뷰에서 “급성적 촉매가 없는 상황에서 작년 10월과 11월 사이에 발생한 규모 정도의 동일 매장 매출 감소를 본 적이 없었다”며 가치 제안이나 느린 서비스 속도 같은 이유로는 그런 갑작스러운 변화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AP/뉴시스
AP/뉴시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멕시칸풍 패스트푸트 체인점인 치폴레(Chipotle, CMG)는 16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커 키쓰 리(Keith Lee)가 5월 3일 음식 양과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불평하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여기에 동의하는 고객들의 비판을 받았다.

고객들은 직원들에게 더 많이 퍼 담으라고 압박하기 위해 주문 영상을 촬영했는데, 더 담지 않으면 항의하는 의미에서 가게를 그냥 나가버렸다.

이런 영상들이 엄청나게 퍼지자 5월 30일, 당시 치폴레 CEO였던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은 틱톡 영상에 등장해 당황한 표정으로 고객들에게 양을 줄인 적이 없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 영상은 1500만 회 이상 조회 되었고, 다음날 한 코미디 크리에이터가 니콜을 흉내 낸 패러디 영상은 22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더 화제를 모았다. 이는 황금시간대 TV 프로그램보다 많은 시청자 수다.

BI는 치폴레 주주들에게 보내진 실적 분석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골드만삭스가 6월 13일 발표한 리포트도 약 100페이지 분량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그 대신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치폴레가 패스트푸드 체인점 중에서 상대적 품질 대 상대적 가치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내용을 이 리포트에 담았고 투자자들이 틱톡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은 2주 후에야 나온 후속 메모에서 다루어졌다.

AP/뉴시스
AP/뉴시스

매수용 독점연구 플랫폼구축 전문가 커크 맥커운(Kirk McKeown)에 따르면, 경쟁력 있는 헤지펀드들은 X 해시태그를 추적하는 소셜미디어 리스닝 도구 같은 대체 데이터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고 한다.

반면 틱톡 같은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가치를 중심으로 참여하는 브랜드 감정이 빠르게 퍼지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새로운 현상이다.

맥커운은 “소셜미디어 트렌드의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없기 때문에 월스트리트가 기본 원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트렌드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월스트리트 투자자와 분석가들도 바이럴 플랫폼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카밀로도 “늦거나, 인지하지 못하거나, 트렌드를 잘못 판단하면 투자자의 노출에 엄청난 위험이 추가될 수 있다”면서 “우위를 얻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일종의 위험 관리 도구로는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커운은 월스트리트가 이러한 트렌드를 일종의 ‘일회성 이벤트’쯤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더 광범위한 주제의 시작과 다양한 세대가 중시하는 것에 대한 인구 통계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소셜미디어 노이즈를 해독하는 것은 실제로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카밀로는 “치폴레의 음식 양 문제가 스타벅스 보이콧 같은 극단적 감정으로 반응하는 정치 문제와는 꽤 다르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13일 스타벅스는 실적부진을 명분으로 경영진을 해고하면서, 틱톡 영상을 만들어 적극 해명하면서 브랜드의 소셜미디어발 바이럴 역풍에 대처했던 치폴레 CEO 브라이언 니콜을 후임으로 영입했다. 스타벅스 주가는 폭등하고 있고, 반대로 치폴레의 주가는 폭락 중이다.

락스만 나라시만(왼쪽)과 브라이언 니콜. 사진=AP/뉴시스
락스만 나라시만(왼쪽)과 브라이언 니콜. 사진=AP/뉴시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