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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리미엄 버거 ‘맛의 전쟁’…무대는 한국

‘정크푸드 이미지’ 벗고 잘 팔릴 환경 만든 게 고공성장 비결
수제 열풍 때와 달리 ‘더 자주, 더 맘 놓고’ 먹을 음식 인식
인앤아웃, 끝없는 간보기…쉐이크쉑, 특화·시그니처 메뉴 인기

  • 기사입력 2024.07.04 08:00
  • 최종수정 2024.07.05 09:30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상시적으로 무한경쟁이 진행중인 국내 외식업계에서 햄버거가 가장 열기가 뜨거운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다른 외식 음식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와중에 굴레였던 ‘정크 푸드 이미지’를 탈피한 프리미엄 버거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햄버거의 본고장 미국에서 3대 버거 브랜드로 불리는 인앤아웃,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는 제각기 다른 전략과 방식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사하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 개장에 앞서 2023년 6월 22일, 미디어 간담회가 열린 파이브가이즈 1호점에서 미국 본사 파견 트레이너가 버거를 조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 개장에 앞서 2023년 6월 22일, 미디어 간담회가 열린 파이브가이즈 1호점에서 미국 본사 파견 트레이너가 버거를 조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월 4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햄버거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0.5% 증가한 4조1582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2021년 약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것에 비하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년 사이 25% 가량 고성장했다.

햄버거 시장의 빠른 성장에는 프리미엄 버거의 인기가 한 몫 했다.

유로모니터는 “거래량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비교적 높은 단가의 버거를 찾았다고 해석된다”며 “한국 버거 시장의 독특한 점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일반 프랜차이즈 버거와 프리미엄 버거 소비 모두가 고루 커진 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고급 식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버거는 젊은 세대에서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로 주목받으면서 햄버거가 정크 푸드라는 고정관념을 지워버렸다고 평가받는다. 혼밥과 테이크아웃이 용이하다는 점도 매출 상승에 일조했다.

‘그 때는 안 됐지만…’
파이 커지며 차별화된 경험 줄 프리미엄 버거 각광
 
햄버거 시장에 경쟁이 가열되며 국내 대기업이 뛰어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0년 무렵 수제버거 열풍이 불며 CJ푸드빌은 ‘빕스버거’를 론칭했다. 신세계푸드는 로열티를 지급하고 2011년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을 들여왔다.
 
신세계푸드가 2017년 4월 3일 오픈했던 햄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 청담점 신규 매장. 자니로켓은 2022년 3월부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사진=뉴시스
신세계푸드가 2017년 4월 3일 오픈했던 햄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 청담점 신규 매장. 자니로켓은 2022년 3월부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들의 사업은 큰 성과를 보지 못하다 결국 실패했다. 빕스버거는 2021년, 자니로켓은 2022년 사업을 철수했는데, 만 원 안팎을 넘나드는 가격에도 고급화 전략이 통하지 않으면서 경쟁 기업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의 수제 버거 시장과 지금의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은 다르다”며 “앞으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프리미엄 버거는 회전율이 기존 패스트푸드점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객단가가 높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시장에 경쟁자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규모 자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햄버거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는 음식이었다면,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선택하는 메뉴가 됐다”며 “지금 프리미엄 버거 시장에 들어오는 식품기업들은 햄버거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버거 3대장’ 인앤아웃 없는 자리
먼저 온 쉐이크쉑 제품 다양화도 인기 요인
 

그렇다면 미국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구사하는 전략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19년 5월 22일 오전 인앤아웃 버거의 팝업스토어가 개장한 서울 강남구 음식점 '바비레드'에서 햄버거를 맛보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뉴시스.
2019년 5월 22일 오전 인앤아웃 버거의 팝업스토어가 개장한 서울 강남구 음식점 '바비레드'에서 햄버거를 맛보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뉴시스.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인앤아웃 버거는 5월 기준 417개의 매장을 미국에 보유 중이다. 3~4년에 한 번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를 낼 때마다 폭발적 인기를 보여준다.

그로인해 매번 한국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인앤아웃의 국내 진출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기본적으로 매장 확장에 소극적이라 해외 진출은커녕 미국 동부에도 점포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인앤아웃의 팝업 스토어 운영을 상표권 보호 목적으로 보고 있다. 인앤아웃은 2012년 국내 상표권 등록을 했는데, 특허심판원 규정에 따르면 상표권 등록 후 3년 이내에 상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등록이 취소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국내 기업들이 국내 론칭을 타진해왔지만, 인앤아웃 버거가 해외 사업에 큰 뜻이 없어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2023년 5월 31일에는 300m가량 줄이 이어지며 총 500개 선착순으로 판매한 버거가 1시간도 안 되어 완판되기도 했다.

2016년 8월 16일 서울 강남구 쉐이크쉑 국내 1호 매장 앞에 오픈 시간 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줄지어 있다. 사진=뉴시스
2016년 8월 16일 서울 강남구 쉐이크쉑 국내 1호 매장 앞에 오픈 시간 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줄지어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2004년 뉴욕에서 정식 오픈한 쉐이크쉑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도입을 주도하여 2016년 7월 한국에 첫 점포를 열었다. 이후 대대적인 오픈런과 인기에 힘입어 7월 현재 국내에서 27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첫 매장인 강남점의 경우 개점 7개월 만에 전 세계 매장 중 최고 매출을 올린 매장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SPC는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쉐이크쉑 사업 운영권을 획득해 현재 싱가포르에 10개, 말레이시아에서 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표방하는 쉐이크쉑은 그 뿌리를 파인 다이닝에 둔만큼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SPC와 미국 쉐이크쉑이 공동 개발한 고추장 치킨 쉑·프라이는 미국, 영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해창·지평생막걸리와 협업한 막걸리 쉐이크, 국내 각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 메뉴와 시즌 메뉴 등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2021년 9월 24일 고추장 치킨 쉑과 프라이를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미국 쉐이크쉑과 공동으로 개발해 국내에 한정판으로 선보안 고추장 치킨 쉑은 미국 국무부 직원의 시식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고추장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2021년 9월 24일 고추장 치킨 쉑과 프라이를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미국 쉐이크쉑과 공동으로 개발해 국내에 한정판으로 선보안 고추장 치킨 쉑은 미국 국무부 직원의 시식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고추장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한편 국내에 오픈한 지 1년이 갓 넘은 파이브가이즈는 버거 단품이 만원 중반대인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양질의 버거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국내 4개 매장이 모두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9월 판교에 신규 매장을 열며 초기에 세운 '5년 내 15개 지점 오픈' 계획을 실행해갈 예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브랜드 유치와 운영에 깊이 관여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미국 본토와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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