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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가 뽑은 올해의 마케터 “다른 시선에 달렸다”

한국광고주대회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한 전략과 사례’ 발표
SK이노베이션·삼성전자·하이트진로는 뭐가 어떻게 달랐을까
두드러진 공통분모 ‘니즈 파악은 철저하게, 접근은 다양하게’

  • 기사입력 2023.10.23 14:45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제공=한국광고주협회.

더피알=김병주 기자 | 마케터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지만, 성공적인 마케팅에는 제품 판촉은 물론 시장 점유율·매출 증대 등의 뚜렷한 성과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현재 마케팅의 영역이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의 구축까지 확장되면서, 마케터들은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를 포착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 나서고 있다.

19일 열린 ‘2023 한국광고주대회’ 세미나에서는 올해 ‘광고주가 뽑은 올해의 마케터상’을 수상한 세 팀이 각각의 아이디어와 전략을 공유했다. 각 팀의 발표를 통해 브랜드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세운 마케팅 전략을 짚어보았다.

‘가전을 나답게, 캠페인을 우리답게’ 삼성전자 한국총괄 IMC그룹

삼성전자의 비스포크(BESPOKE) 브랜드 슬로건은 ‘가전을 나답게’다. 개성과 가치관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재질과 컬러를 직접 선택하고 조합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 접근 방식은 ‘삼성 신혼가전 캠페인’과 ‘제트 봇 콜라보 프로젝트’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드러났다.

신혼가전 캠페인 중 ‘나답게, 우리답게’ 살아가는 신혼부부의 집들이를 담아내 호평 받은 광고는 ‘가장 우리다운 집들-이’다. 해당 광고를 위해 삼성전자는 실제 신혼부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트렌드를 담아내는 4개의 신혼집 카테고리를 나눴다.

삼성전자의 '가장 우리다운 집들-이' 신혼가전 광고 영상.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가장 우리다운 집들-이' 신혼가전 광고 영상. 제공=삼성전자.

△작은 평수도 넓게 쓰고 싶은 ‘일잘러 부부의 협소주택’
△전세와 잦은 이사가 신경 쓰이는 사람을 위한 ‘동갑내기 부부의 관사’
△탈서울 기조에 따른 ‘도시에서 탈출한 전원주택’
△늦깍이 결혼 트렌드를 반영한 ‘만혼 부부의 취향존중’

삼성전자는 각 카테고리마다 홈 투어 필름 형식의 TV영상광고를 만들어 방송했다. 또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펀딩 사이트 와디즈를 통해 광고에 등장하는 집을 굿즈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곁에 두고 즐길 수 있게 선물 이벤트를 진행했다.

광고에 나온 협소주택과 전원주택 두 가지를 동시에 만들 수 있도록 블록 형식으로 나온 ‘가장 우리다운 집들이 선물 세트’는 미니어처 사이즈의 삼성 주요 가전제품도 같이 엮어 제공하며 8만원이라는 다소 높은 금액에도 완판을 기록했다. 여기에 굿즈도 따로 광고를 만들어 장기하의 내레이션을 곁들여 방송한 것은 덤이다.

그 다음으로는 로봇 청소기 제트 봇 콜라보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다. 삼성전자는 장애인 일상생활 지원 부문 중 청소의 필요성이 제일 높았고, 시각장애인의 청소기 접근성이 제일 취약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우리나라의 시각 장애 국민중 90%는 잔존 시력이 남아있는 저시력자(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맹’은 10%)라는 점도 기획 요소였다. 청소가 가장 버거운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제트 봇은 보이스 기반 사용 경험과 더불어 인지가 쉬운 고대비 명암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 봇 AI' 스페셜 에디션.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 봇 AI' 스페셜 에디션. 제공=삼성전자.

제트봇의 디자인은 패턴 디자인 브랜드인 ‘드롭드롭드롭’(dropdropdrop)과 협업해 개발했다.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 원리는 저시력자가 물체를 인지할 때 7:1 이상 명암 대비도가 큰 도움이 된다는 데서 착안했다. 여기에 가장 강하게 대조되는 색상을 사용해 ‘나도 좋아하고 눈도 좋아하는’ 제품을 완성했다.

저시력자를 배려하는 캠페인은 광고 영상에서도 이어졌다. 시력 약자가 인지하기 쉽도록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개발한 온고딕체를 적용하고, 일반 광고보다 3배 큰 자막을 사용한 것이다.

‘라거의 반전, 켈리’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켈리 TF팀

‘대한민국 라거 시장 [반전]을 위하여’ 출시된 맥주 브랜드 ‘켈리’(Kelly)는 사실 하이트진로가 기존에 출시한 ‘테라’와 연합작전을 펼치기 위해 기획되었다.

2019년 3월 테라를 출시한 후 하이트진로의 MS(시장점유율)는 14.5% 상승했지만, 그 성과만으로는 부족했다. 2022년에만 약 120개의 맥주 신제품이 출시된 것에서 보다시피, 단일 브랜드만으로는 초경쟁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켈리가 반전하려던 요소는 ‘주질’(酒質)이었다. 대한민국 맥주 시장의 선호는 ‘부드러운 거품’과 ‘강렬한 탄산감’ 2가지로 나뉘는데, 부드러운 거품은 강렬한 탄산감과 공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공=하이트진로.
제공=하이트진로.

실험을 거듭한 끝에 하이트진로는 핵심 콘셉트 3가지를 정립했다. 첫 번째는 연중 일정한 해풍이 부는 깨끗한 환경에서 길러낸 ‘덴마크산 고품질 맥아’였다.

두 번째 콘셉트는 ‘더블 숙성 공법’이었다. 부드러운 맛을 위해 영상 7도에서 먼저 숙성을 한 뒤, -1.5도에서 한 번 더 숙성을 시키며 강한 탄산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입에 닿을 땐 부드럽고 목으로 넘어갈 때 탄산감을 강하게 주는 맥주가 탄생했다.

마지막은 ‘앰버 컬러 병’이다. 2년간 159종의 컬러 테스트를 거쳐 병에 앰버 컬러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하이트진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메이저한 맥주병 디자인 5선을 뽑아 병 상단에는 부드러운 곡선을, 하단에는 강렬한 직선을 표현해냈다.

원료, 공법, 패키지에 이어 켈리라는 이름도 반전 요소다. 자연주의를 의미하는 ‘킵 내추럴리’(Keep Naturally)를 축약한 브랜드명은 파찰음 k의 강함과 -lly의 부드러움을 공존시켰다.

켈리는 초반부터 공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출시 기자간담회 이후 약 1200건의 기사가 출고된 데 이어,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의 온라인 반응을 노려 약 1억2000만 건의 바이럴을 노출하는 등 역대 최단 기간에 최다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3월 30일 '켈리' 출시 발표회가 열린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3월 30일 '켈리' 출시 발표회가 열린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런칭 TV 캠페인으로는 ‘우리가 켈리를 만든 이유’로 신제품 출시의 명분을 선언하며 소비자의 기대감을 끌어 모은 한편, ‘켈리를 마셔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며 제품의 차별 포인트를 소구해 구매에 설득력을 높였다.

여기에 서울 시내 전광판을 52개 확보하고, 각지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켈리는 2023년 4월 4일 출시 이후 7일 만에 1000만병을 팔았다. 이는 대한민국 맥주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기록으로, 출시 99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지금까지는 SF, 지금부터는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밸류 크리에이션 센터

B2B기업으로서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의 브랜딩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의 변화상과 계획을 알고 있을지’ 질문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를 일일이 설명하는 식의 광고를 사람들이 봐줄 이유는 없다. 2021년부터 이어온 친환경 사업의 비전과 가치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할 중요한 시기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발상의 캠페인이었다.

SK이노는 3가지 전략을 세웠다. ‘제3자의 시선’으로 관점 전환을 유도하고, 광고의 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장르별 콘텐츠 형식으로 ‘표현을 다양화’하며, 흥미로운 ‘참여형 콘텐츠’로 대중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한 것이다.

SK이노가 설정한 제3자는 ‘외계인’이다. 그간 많은 친환경 캠페인이 환경파괴 위기를 맞은 동물과 미래의 어린이를 화자로 설정했다면, SK이노는 계열사들의 탄소 감축 노력으로 친환경 행성이 된 지구에서 살기를 바라는 외계인의 관점을 취했다.

‘밖에서 봐도 살고 싶은 지구’의 개념은 언뜻 듣기엔 SF 영화 같지만, SK이노가 실제로 앞장서고 있는 목표이자 도전과제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SK이노베이션은 외계인들이 '지구 청약'에 도전한다는 신선한 콘셉트로 이목을 끌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유튜브 캡처.
SK이노베이션은 외계인들이 '지구 청약'에 도전한다는 신선한 콘셉트로 이목을 끌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유튜브 캡처.

계열사의 탄소 감축 노력은 다양한 장르로 표현되었다. 영화, TV쇼, 홈쇼핑방송, 형사물, 로맨스물, 라이브 방송, 총 6개의 OTT 포맷으로 넷제로(탄소중립)을 위한 8개 계열사 각각의 개성이 드러날 차별화된 콘텐츠가 순차 공개되었다.

대중과 직접 소통을 하기 위해선 콘텐츠로 이목을 끌 필요가 있었는데, SK이노가 브랜드 캠페인에 활용한 것은 쇼츠 형식의 외계인 댄스였다. 공개된 쇼츠마다 외계인 주인공들은 ‘넷제로 댄스’로 탄소 포집 기술을 형상화한 춤을 부각시켰다.

제공=SK이노베이션.
제공=SK이노베이션.

이를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로 연결시킨 것이 ‘지구인 치얼업 외계인 댄스 챌린지’였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외계인 필터 적용한 뒤 #지구인치얼업, #외계인댄스챌린지 해시태그를 적용해 올리면 되는 해당 챌린지는 한 달 동안 약 47만 건의 콘텐츠 확산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SK이노는 정량적 미디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9월 기준 캠페인 영상의 조회 수는 약 2300만 뷰, 클릭률은 375%, 노출 달성률은 136%를 기록했으며, 이 수치들은 10월 현재도 증가 중이다.

또한 ‘SK이노의 지구를 위한 노력은 실현 가능하다’라는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소비자 다수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성공적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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