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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못하면 뒤쳐진다. Z의 시대, 브랜드의 생존법

[브리핑G] Z세대 핵심 소비 키워드 ‘온라인·정체성·정의로움’

‘타깃 고객’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문화에 함께 녹아 들어가야
전세계 Z세대 소비력 620조 원 추산…전체 시장의 40% 차지

  • 기사입력 2024.05.31 08:00
  • 기자명 박주범, 김민지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 | 전 세계 Z세대 소비 규모를 합치면 연간 약 4500억 달러(한화 62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소비자 집단이 됐고 앞으로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브랜드 마케터들은 이들의 환심을 사려는데 기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인구통계학 연구들이 제공하는 단편적 정보를 이용하는 기존의 수법이 Z세대의 특성과 취향을 파악하는데 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의 근심은 더 깊어진다.

영국의 브랜드 전략 회사 언탱글드(Untangld)의 제휴 전략 파트너 로렌 스토켈(Lauren Stoeckel)은 5월 28일 광고·마케팅 관련 글로벌 플랫폼 리틀블랙북을 통해 Z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과 이들을 타깃팅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공유했다.

로렌 스토켈은 Z세대를 더이상 ‘잠재 고객’으로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관점을 토대로 Z세대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Z세대는 ‘타깃 고객층’이 아니라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며, “그 변화가 시시각각 반영되기에 이들이 최종 갖게 될 모습이 어떨지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틱톡발 트렌드부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느새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플루언서까지,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종잡을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전 세계 소비자의 40%를 차지하고 4500억 달러(한화 620조 원) 상당의 소비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소비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지만 워낙 변화무쌍한 특성을 띄기에 핵심적인 인사이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그는 난항을 겪고 있는 마케터들을 위해 Z세대에게서 눈에 띄게 드러나는 특징 세 가지를 뽑아 설명했다. 언탱글드가 갖고 있는 세대별 데이터 및 Z세대와의 심층 인터뷰 등 100개 이상의 연구를 기반으로 했으며, Z세대와 트렌드 간의 연결고리를 분석하고 마케팅에 접목할 수 있도록 조언책을 내놨다.

#1 Z세대에게는 ‘제 3의 장소’로 여겨지는 온라인 세상

‘제 3의 장소’는 집과 직장 외에 또 다른 물리적 장소를 말하는데, 생산성의 압박을 받지 않으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곳이다. 체육관, 커뮤니티 센터, 바, 교회가 그 예다.

Z세대는 ‘온라인’에서 제 3의 장소를 찾았다. 가령 해외 Z세대들은 레딧, 디스코드, 트위치 같은 플랫폼에서 게임과 채팅을 함께 즐기며 소속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주로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휴대폰을 처음 사용하고,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휴대폰을 보는데 쓰는 세대다. Z세대의 75%가 ‘인터넷이 사람들을 더 가깝게 만든다’고 믿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이들에게 온라인 속 삶은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토켈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Z세대들의 관심사와 팬덤 중심으로 형성되며, 브랜드 입장에서는 잠재 고객을 파악하고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브랜드들에게 커뮤니티 직접 육성을 시도해보라고 제안하면서 “커뮤니티에서는 온라인 소비 방식과 고객 여정을 확인하고 Z세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더 깊이 참여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는 국내에서도 게임 유저들의 사용률이 높은 플랫폼으로, 최근 게임업계는 디스코드에 공식 채널을 열어 이용자들과의 소통 창구로 디스코드를 활용하고 있다. 사진=디스코드 제공

#2 Z세대에게는 ‘정체성’이 전부다

Z세대가 브랜드와 각종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을 소비하는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 구축을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외부 요소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체성’이라는 공간을 채우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10대였을 시절에는 음악, 영화, TV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반면 지금은 그야말로 손가락 한 번 ‘까딱’하면 얻을 수 있는 무한한 콘텐츠와 점점 더 빨라지는 트렌드 전환 주기 때문에, Z세대의 정체성 큐레이션은 더 다차원적인 면모로 확장됐다.

스토켈은 해외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Z세대들이 만든 재생 목록을 예시로 들었다. ‘당신은 핫한 악당’, ‘내 머릿속에서 내가 만든 인생’과 같은 플레이리스트는 ‘POV’, 즉 1인칭 시점의 초특정 관점이 담긴 것으로 취향, 기분, 열망이 혼합된 Z세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스토켈은 한 가지 트렌드가 끝나갈 무렵에도 브랜드들이 Z세대와 연결감을 계속 유지하려면, Z세대 각자가 구축한 ‘자신만의 브랜드’에 어떤 가치로 더해질지 분명하게 어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브랜드가 그동안 가져왔던 사고방식을 바꾸고 기대치까지 낮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정체성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다. 대신 Z세대 소비자와 브랜드를 같은 선에 두고 서로 동일시되어 스며들려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3 이 브랜드 선한가? 흑백논리로 브랜드 읽는다

지난 5년간 Z세대는 팬데믹, 정치·경제 위기, 전쟁 등을 겪었다. 이전 세대도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한 사회를 직면해오곤 했으나 Z세대가 살고 있는 지금, 세상은 훨씬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 트렌드를 지니고 있다. 즉 Z세대는 ‘변화’, ‘위기’라는 특성에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브랜드가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 Z세대는 분노를 잘 표현하며 관대함이 적은 편이라고 스토켈은 주장했다.

Z세대의 사회 영향력을 분석하는 미국의 한 조사기관(DoSomething Strategic)에 따르면 조사 대상 Z세대 중 67%가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브랜드 구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셀럽 중 브랜드 가치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사람들을 Z세대는 즉각적으로 비판했다.

스토켈은 “브랜드 대부분이 자신만의 브랜딩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급격히 일어나는 사회 변화 속에서 Z세대의 시각으로 이들이 원하는 브랜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여주기식 이미징’에는 관심 없는 Z세대가 브랜드에 “일 좀 해라”라고 훈수를 뒀을 때 이를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야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Z세대의 호감을 얻으려면 문화 주도적 관점을 유지하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토켈은 “변화하는 시대에 Z세대는 젊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브랜드에게는 소위 ‘퍼즐’ 같은 존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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