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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G] 관심경제시대, 시선 끈 브랜드 협업들

치즈+네일아트, 핸드백+아이스크림…파격적 콜라보 마케팅
통찰력 없는 지나친 충격 요법은 브랜드 가치 하락시킬 수도

  • 기사입력 2024.09.27 08:00
  • 기자명 박주범, 김민지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 |쿠키를 먹을 때 함께 곁들이고 싶은 음료를 떠올려보라고 하면 담백한 우유가 쉽게 연상된다. 그렇다면 콜라에 쿠키는? 전자에 비하면 그 궁합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다소 낯선 ‘콜라+쿠키’ 전략은 8월 코카콜라와 오레오, 두 기업이 선보인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이다. 오레오는 콜라맛 쿠키를, 코카콜라는 오레오맛 탄산음료를 출시했는데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입소문에 오르게 하는 이색 마케팅을 펼쳤다.

이렇게 ‘독특한 콜라보레이션’을 활용해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해외 캠페인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인이 하루에 접하는 광고 수는 평균 4000개에서 1만 개에 달한다. 이렇게 쉼없이 광고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색 콜라보는 파격적인 조합으로 이목을 집중시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향상을 이끄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쿠키 브랜드 오레오를 수입·판매하는 동서식품이 코카콜라와의 협업 한정판 ‘오레오 코카콜라 맛’을 이달 초 출시했다. 사진=동서식품
국내에서도 글로벌 쿠키 브랜드 오레오를 수입·판매하는 동서식품이 코카콜라와의 협업 한정판 ‘오레오 코카콜라 맛’을 이달 초 출시했다. 사진=동서식품

이처럼 다소 엉뚱해 보이는 조합의 콜라보레이션이 소비자의 관심을 제대로 끌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해외 매체에서도 다뤄졌다.

17일 광고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의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의 71%가 브랜드 간 협업을 맺어 나온 상품이나 서비스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니즈에 맞춰 마케터들은 독특한 조합 개발과 실질적인 영향력을 측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대행사 그레이 런던(Grey Londo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데이비드 위글스워스(David Wiggkesworth)도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을 두고 협업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선함과 관련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에 방점을 뒀다. 소비자에게 유례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협업을 진행하는 두 기업 간의 관계성을 잘 이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뷰티 브랜드 맥(MAC)과 홈데코 스타트업 릭(Lick)과의 콜라보레이션에서도 이 전략이 드러난다. 맥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검은색 류의 새로운 색조 ‘블랙 40’을 릭과 함께 제작했다.

우아함과 강렬한 개성을 나타내는 블랙 40 색상으로 맥은 매트한 검은색 립스틱을, 릭은 어두운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구현해낸다.

보통의 립 제품은 붉은색 계열이 일반적이고 검정 색상은 보기 드물다. 마찬가지로 검정색이 주가 되는 인테리어도 일반 가정에서는 연출하기 어렵다. 이러한 짙고 강한 색상과 고혹적인 이미지는 소비자에게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브랜드 간의 관련성도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뷰티와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두 기업은 서로 다른 비즈니스 카테고리로 묶이지만,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마음껏 표현한다는 사업 가치는 동일했다.

협업 캠페인에 참여한 위글스워스는 “맥과 릭은 매우 다른 세계에서 활동하는 각각의 브랜드지만 경계를 허물고 싶다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블랙 40 색상으로 릭이 선보인 인테리어 스타일(좌)과 맥이 연출한 메이크업(우). 사진=릭 
블랙 40 색상으로 릭이 선보인 인테리어 스타일(좌)과 맥이 연출한 메이크업(우). 사진=릭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유리...매출도 쑥 올라

브랜드 간 콜라보레이션은 기존 보유 고객층을 너머 새로운 고객과 접점을 형성하는데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치즈 브랜드 벨비타(Velveeta)의 ‘라 돌체 벨비타(La Dolce Velveeta)’ 캠페인에서 그 성과가 확연히 드러났다.

벨비타는 캠페인 일환으로 여러 업체와 독특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는데, 네일 전문 업체 네일스(Nails Inc.)와 함께 치즈 향 매니큐어를 제작하고, 비엘티 레스토랑 그룹(BLT Restaurant Group)과는 치즈 마티니를 만들었다.

벨비타는 이 협업으로 젊은 소비자 모객율을 월등히 높였고 브랜드가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밝힐 정도로 해당 캠페인은 성공적이었다.

스테파니 밴스(Stephanie Vance) 벨비타 브랜드 매니저는 “캠페인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Z세대와 젊은 밀레니얼 세대 우리의 핵심 소비자군층이 아니었다”면서 “협업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의 가정에 우리의 (치즈) 제품이 제대로 스며들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 치폴레와 화장품 브랜드 원더스킨(Wonderskin)도 협업으로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4300만 건의 노출을 비롯해 11억 건에 달하는 미디어 노출을  거두었다.

두 회사는 7월 31일 아보카도의 날을 맞아 콜라보 캠페인으로 한정판 립스테인을 선보였다. 녹색 립스테인을 입술에 바른 후 동봉된 특수 스프레이를 뿌리면 마치 호일이 조각나듯 벗겨지는데 궁극적으로 촉촉한 장미빛 입술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보카도를 연상케 하는 색상과 뷰티 제품에서는 보기 어려운 호일 질감이 시각적으로 눈에 띄고,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화장품 기업이 손을 맞잡은 것도 찾아 보기 드문 협업으로 주목을 받은 캠페인이다.

캠페인 후 눈에 띄게 거둬낸 성과는 브랜드명도 모르는 고객에 기업 이름을 각인시킨 점이었다.

스테파니 퍼듀(Stephanie Perdue) 치폴레 브랜드 마케팅 부사장은 “서유럽에서는 여전히 치폴레가 신생 브랜드로 여겨진다“고 말했는데, 이 지역 소비자와 연결점을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치폴레와 원더스킨은 7월 31일 아보카도의 날을 맞아 콜라보 캠페인으로 한정판 립스테인을 선보였다. 녹색 립스테인을 입술에 바른 후 동봉된 특수 스프레이를 뿌리면 벗겨지는데 촉촉한 장미빛 입술을 연출할 수 있다. 사진=
치폴레와 원더스킨은 7월 31일 아보카도의 날을 맞아 콜라보 캠페인으로 한정판 립스테인을 선보였다. 사진=원더스킨

브랜드 간 협업으로 고객층 확대는 물론 매출 상승까지도 효과적으로 이끌어낸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가방 브랜드 아냐 힌드마치(Anya Hindmarch)는 런던의 복합 오프라인 공간 더 빌리지(The Village)에서 3년간 팝업 스토어를 열고 독특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핸드백을 사러 온 고객에게 선팻(Sun-Pat) 땅콩 버터와 하인즈(Heinz) 베이크드 빈스 아이스크림을 제공한 행사다.

행사 진행 후 아냐 힌드마치의 2022년 매출은 500만 달러 이상 증가하고 반대로 손실은 크게 감소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화장품 제조업체 엘프뷰티(E.L.F. Beauty)도 생수 회사인 리퀴드 데쓰(Liquid Death)와 치폴레와의 의외의 파트너쉽 체결로 매출 개선을 이끌어냈다. 엘프뷰티의 리퀴드 데쓰 메이크업 컬렉션은 120억 회의 미디어 노출을 기록하고 출시 45분만에 매진되는 등 엄청난 대중 참여도 만들어냈다.

실적 향상에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22분기 연속으로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상향세를 탔다. 올해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 노이즈마케팅이 되지 않으려면...

반면 모든 협업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내는 것은 아니며, 자칫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끼거나 지속성 없는 단발성 행사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마케팅 인사이트를 전하는 플랫폼 브랜드 이노베이터(Brand Innovators)는 이런 새로운 감각의 마케팅으로 효과를 명확히 발휘하고자 어떤 첨예한 시각이 필요한지 분석하는 보도를 냈다.

가령 패션 브랜드 스타우드(Staud)와 파스타 관련 브랜드 몬테스 파인 푸드(Monte's Fine Foods, 몬테스)의 콜라보는 기업 간에 이어져 있었던 유기적인 관계를 잘 발굴해내고 탁월하게 활용한 사례로 평가된다.

핸드백과 파스타 소스와의 상관성은 다소 모호하지만 몬테스의 토마토 소스에서 영감을 받아 가방을 제작하는 등 창의적인 상품 아이디어를 도출해낸다. 해당 제품은 완판됐으며, 패션위크 행사의 일환으로 유명 명품 백화점 블루밍데이에 플래그쉽 형태로 전시됐다.

이들의 협업 추진 요인으로 P.J. 몬테(P.J. Monte) 몬테스 CEO 겸 설립자는 △서로 일치하는 브랜드 가치 △ 브랜드 간의 친분관계 △예측되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꼽았다.

당시 스타우드는 미국 뉴욕주에 새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는데 몬테스도 인근에서 점포와 파스타 메뉴를 론칭해, 두 브랜드의 협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또 P.J. 몬테와 스타우드 설립자인 사라 사우딩거(Sarah Saudinger)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친분관계도 협업 추진에 한몫 했다.

스타우드와 몬테스 파인 푸드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가방. 사진=몬테스 파인 푸드
스타우드와 몬테스 파인 푸드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가방. 사진=몬테스 파인 푸드

반대로 섣부른 브랜드 콜라보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세심함과 신중함이 부족한 기획으로 소비자의 눈길만 끄는데 집중한다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입소스의 수석 부사장 페드르 하워드(Pedro Howard)는 “목적과 소비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진행한다면 일부 고객층을 무시하게 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진정성’ 있는 의도가 성공적인 협업의 핵심이다. 광고마케팅 업체 도이치 NY의 CCO 애슐리 러더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튀고 화려한 것들은 당연히 화제성이 높고 언론 보도하기에도 좋다”면서도 “콜라보를 성공시킬 힘은 ‘진정한 연결’에서 온다”고 주장했다.

또 단발적인 이벤트만 시행하는 것이 아닌 이후 고객과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맺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장 조사 기관 프로덕츠업의 홀러바크(Hollerbach)는 “브랜드 협업이 실질적으로 성공했는지는 초기 반응이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면서 “소비자와 연결을 확립한 후, 그 관계를 키우는 것은 브랜드가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삼성의 세탁기 제품을 활용한 세탁세제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세탁기 구매 시 세제 증정’과 같은 단순한 행사로 그치지 않았다.

삼성의 향후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유니레버가 지속적으로 도왔고, 효율적인 세탁 프로세스 개발 등 더 편리한 고객 경험 서비스 구축에 힘썼다.

타티 린덴버그 유니레버 브랜드 마케팅 부사장은 “지금까지 세탁기와 세제는 서로 따로 개발되어왔다”며 “이번 두 제품의 파트너십은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세탁 방법을 고안해내고자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즉 두 기업이 손잡고 진행한 한 행사를 시작으로 미래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까지 일궈내는 지속 가능한 캠페인으로 확장됐다는 평가다.

“엄청난 연구가 기반이 돼야 마법이 일어난다”고 일침한 애슐리 러더의 조언처럼 기업들은 단순히 독특한 조합만을 찾는 것이 아닌 고객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고 소비자 의견을 경청하는 과정을 거쳐 캠페인을 기획할 것으로 보인다.

색다르면서도 소비자 친화적인 콜라보레이션 전략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더 다변화될 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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