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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가 온다…소비 특징은 ‘추구미’

[빅데이터로 보는 트렌드 ㉖]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잘파 세대 (上)

“나도 그래” 내 가치관에 맞춰진 인플루언서 취향 ‘디토’
가벼운 콘텐츠 선호, 숏폼 인기에 크리에이터 대거 등장

  • 기사입력 2024.08.19 08:00
  • 기자명 이주희

더피알=이주희 | 잘파 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MZ세대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성을 보이는 잘파 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에 출생한 Z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α) 세대를 의미한다. 이들은 경기 둔화와 환경 문제, 전쟁 등으로 경제적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소비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1980년대 초반에 출생해 모바일 산업의 성장과 함께 ‘성공’과 ‘빠른 속도’를 중요시했던 밀레니엄 세대는 이제 기성세대로 접어들었고,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Z세대와 알파 세대가 디지털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잘파 세대는 대한민국 인구의 1/4을 차지하며, 나이에 비해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는 등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나도 그래, 마찬가지야’

잘파 세대는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발견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인다. 자신의 취향에 맞춘 진솔하고 담백한 콘텐츠를 감별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는 모자라 직접 콘텐츠 대상이 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스스럼없이 공유한다.

출생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사회적 상황에서 밀레니엄 세대와 X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자란 잘파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취향을 어필하고 찾아 나선다.

키치(Kitch)한 하이틴 감성의 콘셉트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 ‘Ditto(디토)’에는 잘파 세대의 특징이 담겨 있다. ‘나도 그래, 마찬가지야’라는 뜻의 디토는 상대방이 방금 말한 내용에 동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표현은 잘파 세대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되는데, 잘파 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취향을 따라 하며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삶의 취향을 ‘디토’하며 쇼핑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인생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나도!’라며 따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인기 연예인을 따라 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취향에 맞춰 ‘추구미’를 만들고 소비한다.

‘디토’와 ‘추구미’

잘파 세대는 추구미를 소비하기 위해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대상을 정하고, 자신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대안을 발굴하기 위해 직접 대상과 소통하며 주체적으로 해석한다.

예컨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경험을 그대로 따라 하며 자신이 경험할 고민과 시간을 건너뛰는 참고서로 활용한다.

따라서 추구미는 잘파 세대의 효율적인 소비 행동을 나타내는 용어로, 목표 대상의 매력적인 겉모습뿐 아니라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자신의 삶에 녹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경험을 얻고자 하는 잘파 세대를 잘 나타낸다.

이런 특징을 반영한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도 잘파 세대의 눈길을 끌며 흥행했다. 지난해 5월 루시드랩(LUCID LAB)이 개발한 소셜 애플리케이션 ‘도플(DOPLE)’은 도플갱어(Doppelgänger)와 사람(People)의 조합으로 ‘자신과 딱 맞는 친구를 찾아주고 함께 활동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도플 이용자의 50%는 10~20대로, 익명 속 사용자가 채팅방을 개설하면 랜덤으로 다른 이용자가 채팅방에 입장하는 구조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양식이 비슷하지만 새로운 이용자가 들어오고 나가는 알림창이 형성되지 않고, 실시간 채팅 내역이 앱 첫 화면에 드러난 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

이처럼 잘파 세대는 관계를 맺을 때 진지함보다는 가벼움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 소비, 소유, 시간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진지함과 책임감을 느끼기보다 가벼움과 홀가분한 결과를 추구한다.

이에 따라 관계 맺는 것 자체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고 가벼운 맞춤형 관계를 의미하는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숏폼 틱톡 내에서 시추에이션십 관련 게시물의 조회수는 23억 회를 넘어설 만큼 큰 관심과 공감을 얻었다.

심지어 끼니도 간식을 먹듯 간단하게 해결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보이는 잘파 세대와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 기업은 이들에게 맞춘 느슨한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숏폼과 빨리 감기, 그리고 키즈 크리에이터

가벼움을 선호하는 현상은 콘텐츠 소비 방식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가볍고 흥미로운 것을 빠르고 쉽게 즐긴다.

대표적으로 숏폼과 빨리 감기 등이 있다. 한자리에서 오랜 시간 집중해서 무언가를 보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넷플릭스의 빨리 감기, 유튜브에서 영화나 드라마 요약본 보기, 가볍고 얇은 책만 잘 팔리는 현상은 잘파 세대의 소비 방식이 이제 전 세대로 퍼져나간 것을 보여준다.

최근 국내 숏폼을 중심으로 ‘마라탕후루’ 챌린지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이 챌린지는 마라탕과 탕후루를 이용한 노래에 춤을 추는 숏폼 영상으로, 콘텐츠에 사용된 배경음악은 틱톡 뮤직 1위를 차지하며 1000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유행을 만든 주역은 2012년생 초등학생 키즈 크리에이터 서이브다. 그 밖에 쌍둥이 자매의 일상을 그려내는 ‘뚜아뚜지’ 역시 키즈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 키즈 크리에이터로는 아홉 살 유튜버 라이언 카지가 있다. 라이언 카지는 장난감 리뷰를 통해 연간 3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 이들은 다양한 콘텐츠로 SNS를 통해 잘파 세대와 소통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키즈 크리에이터 ‘뚜아뚜지’. 사진=두산 베이스
키즈 크리에이터 ‘뚜아뚜지’. 사진=두산 베이스

잘파 세대 크리에이터의 주요 활동처

잘파 세대 크리에이터의 주요 활동처로 꼽히는 틱톡과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는 대표적인 숏폼 플랫폼으로, 재미에 치중한 짧은 영상을 업로드하며 젊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나아가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으로 제작함으로써 다양한 챌린지 영상이 등장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숏폼 콘텐츠의 인기는 브랜드 마케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노래로 숏폼 플랫폼에서 활발한 홍보 활동을 하며 소비자와 강력한 접점을 형성하는 것이다.

2021년 처음 선보인 ‘여행할 때 여기어때’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유쾌하게 표현하며 대표적인 여행 노래로 자리 잡은 ‘여기어때 송’ 역시 인기 광고음악으로 꼽힌다.

여기어때 송에 맞춰 틱톡 플랫폼이 기본으로 제공하는 그린스크린 배경 편집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여행지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기어때 챌린지’가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8월 20일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잘파 세대 (下)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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