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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힘! 토종 OTT 티빙·쿠팡, ‘대반격’의 시작은

[Index&Intent] 넷플릭스 떠나 티빙·쿠팡플레이로…격차 좁힌 미끼는 스포츠

아시안컵·KBO 독점중계 덕에 구독자 유입 늘어난 티빙·쿠팡플레이
티빙 흑자전환 기대·쿠팡 와우멤버십 유지 원동력인 ‘효자 콘텐츠’

  • 기사입력 2024.04.15 13:14
  • 최종수정 2024.06.05 11:13
  • 기자명 김민지 기자

더피알=김민지 기자 | “티빙의 목표는 넷플릭스를 따라가는 것, 그 이상의 실적을 내는 것 입니다.”

2021년 티빙 콘텐츠 총괄 양시권 국장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밝힌 포부다.

그 바람이 실제로 일어나는 건 아닌지, 토종 OTT의 거센 추격이 일어나고 있다.

티빙은 3년 간 KBO(한국프로야구) 리그 중계권을 확보했고, 쿠팡플레이는 미국 MLB(메이저리그베이스볼)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를 주최하면서 야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진=티빙·쿠팡플레이 인스타그램

티빙은 2024년 들어 고객 유치에 물이 올랐다. 연일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가 증가하고 각 지표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기존보다 더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는 중이다. 반면 OTT 시장 선두 주자 넷플릭스는 DAU가 감소하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저력은 이미 대부분의 OTT가 갖춘 시대, 국내 OTT들이 새롭게 들이민 카드는 스포츠 중계권이었다.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콘텐츠로 단숨에 이용자를 모았고, 티빙도 그 길을 이어나갔다.

올라가는 티빙, 내려가는 넷플릭스

모바일 앱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티빙 앱 신규 설치 건 수는 약 71만 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 또한 올해 들어 600만 명을 넘기며 세 달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24년에 들어서면서 티빙은 넷플릭스를 조용히 추격하고 있었다. 티빙의 3월 앱 일간 활성 이용자 (DAU) 평균치는 170만으로 1월(157만)에 비해 8.2% 증가했다. 반해 넷플릭스는 307만에서 257만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1월 첫 주(1월 1일~7일) 174만 가량의 DAU 평균치 차이를 보였던 두 OTT는 4월 첫 주(4월 1일~7일)에는 71만으로 격차를 대폭 줄였다.

2024년 1월 1일~4월 7일 넷플릭스·티빙·쿠팡플레이 일간 활성 사용자수(DAU) 추이. 자료=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쿠팡플레이의 경우 평소 티빙보다 DAU가 낮게 포진돼 있었지만 특수 날짜에는 사용자 수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이뤄졌던 올해 1월과 2026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가 있었던 3월,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 쿠팡플레이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넷플릭스에 도전장 내밀 수 있었던 건 ‘스포츠’

OTT 구독자 2명 중 1명이 스포츠 생중계가 구독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정도로 스포츠 콘텐츠의 내재가치는 높다.

메조미디어가 3월 26일 발간한 2024 OTT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 중 53%는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주 1회 이상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다는 응답률도 47%에 달했다.

티빙은 팬층이 두터운 야구 경기를 품어 이용자 수를 대폭 늘렸다. KBO 리그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을 따내면서 2024년부터 3년 간 유무선 독점 중계 권한을 확보했다.

시범 경기를 처음 중계한 3월 9일과 개막전이 열린 23일에는 티빙의 안드로이드·iOS 신규 설치 건수가 각각 7만, 6만8000건으로 역대 최고 건수를 기록했다. 1만 건 대를 유지해오던 평상시에 비해 신규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등 다양한 국내외 축구 콘텐츠를 아우르는 것은 물론이고 토트넘, 멘체스터시티 등 세계적인 명문 구단을 초청해 친선 경기를 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스포츠팬들을 플랫폼에 ‘락인’시키고 있다.

OTT의 스포츠 콘텐츠 전략 이전 스포츠 팬들은 스포티비(SPOTV) 등 스포츠 중계 플랫폼을 구독해 시청해왔다.

하지만 스포티비의 경우 월 9900원~19900원으로 스포츠 콘텐츠만 즐길 수 있는데 반해 영화·드라마도 함께 볼 수 있는 쿠팡플레이의 경우 월 4990원(13일부터 7890원)으로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했다.

다만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UCL(UEFA 챔피언스리그) 전 경기는 스포티비에서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 쿠팡플레이에서는 손흥민 선수가 속해있는 토트넘 경기만 생중계한다. 축구팬들의 구독이 분산됨에 따라 중계권 확보 기싸움은 앞으로도 더 심화될 예정이다.

어센트코리아 리스닝마인드 허블을 통해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의 검색 데이터 중 콘텐츠와 관련된 키워드에서 월간 검색량이 높은 순으로 나열했다. 스포츠 관련해서 티빙의 경우 '아시안컵', '야구'가, 쿠팡플레이는 '아시안컵', 'epl', '토트넘'에 관심도가 높았다. 자료=어센트코리아 리스닝마인드

적자 극복 돌파구로도 작용 기대

티빙은 2019년 OTT 플랫폼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지속되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61억원이었던 적자 규모는 2023년 1420억원으로 불어났다.

그럼에도 KBO 독점 중계 권한을 따내 연 400억원 규모로 투자하면서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2021년부터 3년 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전포고도 해놓은 상황이다. 티빙만의 독보적인 콘텐츠 제작 능력과 핵심 사업 방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3월에 도입된 광고형 요금제(AVOD)도 KBO 리그와 맞물려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현재 무료로 제공되던 KBO 경기 중계 서비스가 5월부터 유로로 전환되면서, 월 5500원이라는 낮은 가격대의 광고형 요금제로 시청자들이 구독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의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티빙은 5월 초 야구 중계 유료화와 함께 광고 요금제를 중심으로 가파른 가입자 증가가 예상되고, 3분기까지 가입자 및 트래픽에서 야구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쿠팡플레이 또한 쿠팡 와우멤버십과 연관돼 서로 시너지 역할을 해왔다. 쿠팡은 지난 1년간 와우회원이 27% 늘었고 지난해 4분기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등 신사업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오는 13일부터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지만, 쿠팡은 넷플릭스·티빙(프리미엄 기준 월 1만7000원), 유튜브 프리미엄(1만4900원), 디즈니플러스(1만3900원) 등에 비해 절반 가격에 OTT 이용을 포함해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쿠팡플레이는 이번 미국 MLB(메이저리그베이스볼)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까지 주최하면서 쿠팡 충성 고객 확보는 물론 광고 등 부대 효과를 누렸다. 쿠팡은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유통 최강자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데이터가 힘입니다. ‘인덱스&인텐트’는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와 어센트코리아의 리스닝마인드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의 관심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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