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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용민의 CRISIS TALK] 통제, 할 수도 있는 것·가능한 것·불가능한 것 (下)

이해관계자와 여론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
집중관리할 대상을 추리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 기사입력 2023.11.30 08:00
  • 기자명 정용민

더피알=정용민 |  통제할 수도 있는 모든 자산을 적절히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해내려 노력하는 것이 이슈 관리고 위기 관리다. 통제 불가능한 것들에 매달려 집착하고 후회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먼저 읽을 기사: 위기 관리는 원래 어렵다…마음 내려놓고 대응 잘하는법

다섯째, 이해관계자를 통제해보려 하기 때문이다

세계 역사적으로 정부가 이해관계자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던 시대가 있기는 했다. 통제와 검열 등을 통해 전체주의적 사고와 체계를 심었고, 이를 전쟁에 활용한 시대도 있었다. 폭력적인 방식을 통해 사회 구성원을 통제하여 목적을 이루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 국가의 역사적 사실이었을 뿐 일반 기업이나 조직이 유사하게 시도할 수 있는 방향이나 규모는 아니다.

이제는 기업이 개인 블로거나 유튜버 한 명조차 통제하기 쉽지 않다. 단순 협상이나 사정을 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 기사들을 모두 빼고 더 이상 기사가 나오지 않게 하거나, 온라인상의 부정적 게시물을 물타기 해서 다 밀어버리거나, 소셜미디어 버즈를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공상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원래부터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 있던 대상을 우리가 혼동하며 착각했던 것뿐이다. 통제 가능한 이해관계자는 하나도 없다.

오직 통제 가능한 것은 이슈나 위기에 대응하는 자사의 말과 행동뿐이다.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전부다.

여섯째, 심지어 여론까지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여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미치광이거나 사기꾼이라는 말이 있다.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언론이나 개인, 기관 등을 활용한 경우는 있지만, 여론에 직접적 통제력을 발휘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여론은 통제되는 대상이 아니다. 이해관계자도 통제되지 않는데 어떻게 여론이 통제될 수 있을까?

문제는 여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아직도 믿는 경우다. 더 나아가 여론을 통제해보자며 여러 행동을 하는 경우다.

이는 여론을 아주 우습게 여기기 때문에 가능한 사고방식이다. 여론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그에 대한 존중이 있다면, 함부로 여론을 통제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및 조직은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며 여론에 일정한 영향을 끼치려고 시도할 뿐이다. ‘영향을 끼친다’는 자세와 ‘통제해보겠다’는 자세는 확실히 다르다.

마지막, 오히려 통제할 수도 있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이것도 통제 가능한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과 통제 불가능한 것을 확실하게 판별하는 것이 이슈 및 위기 관리의 시작이다.

막연한 희망이나 기대 또는 함부로 생기는 의욕이 기반이 되면 모든 관리는 실패에 가까워질 뿐이다.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사의 말과 행동뿐이다. 많은 경우 이것조차 통제에 실패해 상황을 악화시킨다.

공식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해서 이해관계자와 공중의 공분을 만드는 것이 그런 경우다.

그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며 상황을 관리하려 하다가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그렇다. 이는 기업 및 조직이 스스로 통제할 수도 있는 것에 관심과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이나 조직은 내부에 들어가 보면 통제 불가능한 여러 대상에만 관심을 둔다. 통제 불가능한 대상에 통제 불가능한 방식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그것은 결국 통제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당연한 결과다.

이슈나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기업 및 조직에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통제 불가능하다’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그러면 이슈나 위기를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인가?’ 또는 ‘그렇다면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상황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와 같은 질문을 한다.

이에 대한 적절한 답변은 ‘그나마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슈 및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이 자사의 말과 행동이라면, 우선 그 말을 구성하고 전달하는 체계를 관리하여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위치시켜야 한다.

의사결정 그룹의 정무 감각이라는 것이 그래서 강조된다. 현 상황에서 여론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생각해내는 능력을 키워보라는 것이다.

고안된 그 말을 정확하게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정하고, 그 각각을 훈련해놓는 것은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신중하게 고안된 말을 훈련된 창구가 제대로 전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에 따라 추가적이거나 선제적인 대응을 실행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을 부랴부랴 찾으려는 때늦은 습관도 이제는 버리자.

평소에 하는 것이 이슈 관리고 위기 관리다. 미리 살펴 준비해야 통제할 수도 있는 것이 그나마 보이고 그 수가 늘어난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면 통제할 수도 있는 것들이 비로소 통제 가능한 것이 된다.

통제 불가능한 것들 속에서 통제할 수도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발전시켜 통제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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