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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G]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전문 기자 채용논란

USA투데이 모회사 가넷, 특정연예인 전담 기자 채용 공고 파문
그동안의 취재 인력·조직 및 비용 축소와 연결한 비난 여론 쇄도

  • 기사입력 2023.09.21 08:00
  • 최종수정 2023.09.21 08:59
  • 기자명 박주범, 김경탁 기자
9월 12일 미국 뉴저지주 프루덴셜센터에서 열린 MTV 비디어 뮤직 어워드에서 ‘안티 히어로’라는 노래로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테일러 스위프트(왼쪽)와 2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르네상스’라는 앨범으로 베스트 댄스/일렉트릭 뮤직상을 받은 비욘세. AP/뉴시스
9월 12일 미국 뉴저지주 프루덴셜센터에서 열린 MTV 비디어 뮤직 어워드에서 ‘안티 히어로’라는 노래로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테일러 스위프트(왼쪽)와 2월 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르네상스’라는 앨범으로 베스트 댄스/일렉트릭 뮤직상을 받은 비욘세. AP/뉴시스

더피알=박주범 | 미국 유일의 전국 단위 종합일간지 USA투데이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전담기자가 생긴다. 뉴스 매체가 대통령 후보가 아닌 한 개인에 전담 기자를 두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 USA투데이는 두 사람이 일종의 ‘현상(phenomena)’이라고 판단했다.

USA투데이 모회사 가넷(Gannett)은 음악계의 가장 유명한 인물을 마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처럼 취재할 기자 두 명을 채용한다는 구인공고를 최근 발표했다.(9.12 테일러 스위프트 전담기자 , 9.13 비욘세 전담기자 )

두 직무 모두 학사 이상 학력과 5년 이상 온라인 뉴스 보도 경력 등이 요구되며, 시급 21.63~50.87 달러 사이에서 경력과 스팩 등에 따라 차등 책정되며 별도의 성과급이 있을 수 있다고 가넷은 밝혔다.

앞서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인기 팝스타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연하는 지역의 경제가 들썩일 정도로 성공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현상과 영화 ‘바비’의 세계 매출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돌파 소식을 묶어서 ‘여성 엔터테인먼트 경제 형성’이라는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를 8월 5일자로 보도하기도 했다.

가넷의 이번 발표에 대해 프랑스 통신사 AFP는 흥분과 황당함, 동시에 점점 더 파편화되고 재정적으로 위태로워지는 뉴스 미디어 환경에서 보도 우선순위에 대한 광범위한 대화를 촉발한다고 분석하는 를 9월 18일 보도했다.

200개가 넘는 일간지를 소유하고 있는 가넷은 지난 몇 년 간 지역 시장에서 일자리를 삭감했으며, 지난해 12월 뉴스 부서의 6%를 해고했기 때문에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전담 기자 구인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AFP는 지적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기자라고?!?
테일러 스위프트 기자라고?!?

아이오와주 벌링턴 지역신문인 ‘더 호크 아이(The Hawk Eye)’의 브래드 비드마르 기자는 X(전 트위터)에 자신이 12월 가넷이 매각한 이 신문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전임 뉴스 기자라며 이 소식에 대한 비판 의견을 밝혔다.

자원 삭감 전까지 다수의 특종으로 유명했던 더 호크 아이는 2016년 말 투자 회사가 운영하는 출판사인 게이트하우스에 인수된 바 있고, 2019년 게이트하우스는 가넷을 인수해 미국 최대의 신문 회사가 되었다. 더 호크 아이는 2022년 말에 다시 한 친족 운영 미디어 회사에 매각됐다.

비드마르는 AFP에 “그들은 계속 직원 전체를 줄이고 또 줄였다”며, “기자 수가 너무 적어 여러 분야를 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지역 콘텐츠가 사라지고 USA투데이 네트워크의 기사를 전송 받아 신문을 채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가넷의 이번 채용 발표에 깜짝 놀랐다는 비드마르는 “수년 동안 뉴스룸 규모를 축소해 왔지만 물론 테일러 스위프트를 취재하는 데 전념하는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5월 5일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닛산 스타디움에서 ‘The Eras Tour’라는 곡으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AP/뉴시스
테일러 스위프트가 5월 5일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닛산 스타디움에서 ‘The Eras Tour’라는 곡으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AP/뉴시스

가넷은 새로 채용되는 기자들이 USA투데이와 내쉬빌에 본사를 둔 이 회사의 계열매체인 더 테네시언(The Tennessean)에 고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 테네시언에는 현재 3명의 음악 기자가 있다.

새로 뽑는 기자의 목표는 “스위프트의 진행 중인 투어에 대한 흥미거리를 포착하는 동시에 그녀의 음악과 경력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제공하는 것”이다. 비욘세 전담 기자도 그녀의 영향력을 유사하게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언론인 노동조합인 뉴스길드(NewsGuild)의 뉴욕 지점은 X에 “가넷의 수익 재창출 전략: 1) 수백 명의 기자 해고 2) 지역 뉴스 보도 파괴 3) 테일러 스위프트 전담 기자 고용”이라고 비꼬는 트윗을 올렸다.

가넷의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라크 마리 안톤은 AFP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번 채용이 다른 일자리들을 희생시켜 생긴 것이 아니라며, 회사는 ‘독자 확대’를 위한 노력으로 3월 이후 기자 225명을 고용했으며, 아직 100개 이상 일자리가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는 예술가이자 사업가들이다. 그들의 작품은 다양한 산업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엄청난 경제적 영향력과 사회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 그들은 한 세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안톤은 설명했다.

2016년 11월 4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투표 독려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비욘세. AP/뉴시스
2016년 11월 4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투표 독려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비욘세. AP/뉴시스

시러큐스대학교의 미디어 학자인 로버트 톰슨은 이번 채용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농담인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곧 “이번 일을 단정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다. 비욘세나 테일러 스위프트는 누구나 자신이 그들의 팬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몇 안되는 아주 특별한 대상이다”라고 생각을 바꿨다는 로버트 톰슨은 ‘전담기자’들이 “가장 인기 있는 인물들의 렌즈를 통해 21세기 미국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통찰력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지역 뉴스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담 기자 채용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당연하다고 인정했다.

로버트 톰슨은 “사람들에게 ‘이만큼 돈이 있는데 어떻게 써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경우 테일러 스위프트 취재에 쓰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 맥락과 별개로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제대로만 수행된다면 사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전담 기자 일은 일부 헤드라인에서 광고하는 이상적 일자리가 아닐 수도 있다고 톰슨은 바라봤다.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팬덤은 방어적인 것으로 악명 높다. 그들의 우상에 대해 아주 작은 부정적인 코멘트라도 하는 음악 평론가는 신상 털기나 살해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또, 팬덤의 조직적인 분노와 함께 이 아티스트들이 큐레이팅한 세계는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

톰슨은 “이 불쌍한 사람들이 채용되면 업계의 시선이 이들에게 쏠릴 것”이라며, “그들이 작성하는 첫 번째 기사는 정말 훌륭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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