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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바이오 美서 짐 쌀 위기, K-바이오가 메꾼다

중국 바이오 기업 제한하는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코앞
국내 제약사 기회 노린다...M&A·공장 설립으로 총력전

  • 기사입력 2024.07.09 08:50
  • 기자명 김민지 기자

더피알=김민지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위탁생산(CMO) 해외 시장 기회를 엿보고 본격 진출하고 있다. 중국 생명공학 기업을 제한하는 미국 생물보안법 시행이 예정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 정보를 우려 기업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명목으로 1월 발의돼 현재 연내 통과를 앞두고 있다. 법안은 위탁생산 기업 우시앱텍(WuxiAppTec)과 유전체 연구기업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그룹 등 중국 바이오텍 기업들을 제재 대상으로 직접 언급하고 있어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낮추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생명보안법 발의 이후 중국 CDMO 기업의 신뢰도 또한 급격하게 낮아진 상황이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전략컨설팅기업 LEK는 2일 제약·바이오기업, CRO(임상시험수탁) 및 CDMO, 투자자 등 생명과학기업 73곳을 대상으로 중국 파트너사에 대한 신뢰도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의 경우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신뢰도가 30~50% 하락했다. 이중 중국 CDMO 기업 신뢰도는 발의 전 10점 만점 6.1점이었으나 발의 후 3.1점으로 49% 떨어져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에 의존해온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거래처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희영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BIO USA(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에서 중국 기업들이 불참한 가운데, 한국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총 47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한국관의 규모도 전년 대비 2배로 확대됐다“며 중국 바이오 업계의 공백과 한국 CDMO 기업의 적극적인 홍보 근황을 짚었다.

이어 그는 “미국의 탈중국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 CDMO 기업들에게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보안 요구사항을 준수하는 데 있어 추가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점에서도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EK에 따르면 생명과학 기업의 68%는 이미 법률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공급 업체를 다각화하고 기존 파트너사에 대해 배경 조사를 실시하는 등의 활동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이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외부 도움을 필요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CDMO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서비스 제공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CDMO 지각 변동에 국내 제약사 참전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생산능력(CAPA)을 늘리고자 공장을 증설하고 해외 CDMO 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전략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선두 주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600억원(10억6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헀다고 2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체결한 7건의 계약으로 올해 6개월만에 누적 수주액이 2조5000억원에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5009억원)의 71.4% 수준을 달성한 성과다.

지난 3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7건의 계약 중 6건은 기존 계약의 생산 물량 등을 늘린 계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했던 증액이었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8만L 규모의 5공장을 내년 4월 준공 목표로 짓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되면 총 78만4000L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가동 전후로 수주 확보가 활발해지는 점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SK그룹 또한 최태원 회장이 지배하는 SK㈜ 산하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 산하 제약바이오 회사 모두 CDMO 시장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6월 27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 그룹과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암젠, 얀센, 다케다 등 다국적 제약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백신 중심의 CDMO 회사다.

SK㈜ 자회사인 CDMO 전문 기업 SK팜테코 또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 생산 사업으로 미국과 유럽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2022년 인수한 미국 CDMO 기업 CBM 공장이 미국 필라델피아 우시 공장 근처에 위치해 있어 생물보안법 영향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2일(현지시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에서도 생물보안법을 언급했다. 그는 사업 현장을 점검하면서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이 국가안보정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이 2일(현지시간)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바이오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회장이 2일(현지시간)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바이오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SK그룹

후발주자 기업도 글로벌 CDMO 꿈꾼다

2022년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 글로벌 톱 10 CDMO 기업에 들겠다는 포부로 인천 송도에 공장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총 4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로 최대 36만L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 시설을 갖출 목표다.

3일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서 1공장 건립 착공식을 열었다. 1공장 본격 가동일은 2027년으로 예정하고 있으며, 향후 2·3공장도 2029년까지 완공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 송도 1공장을 첫 가동 하면 정상적인 가동률을 확보하는데 4~5년 걸린다"며 "풀 가동 시 7000억원의 매출과 30%의 이익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12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면서 CDMO 시장에 진출했다. 4만L 생산이 가능한 시러큐스 공장 인수와 함께 자체 공장 설립까지 ‘투 트랙’ 성장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대웅바이오 또한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을 구축하고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확대에 나섰다. 대웅바이오는 올해 8월 바이오공장을 완공 후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의 대단위 GMP 승인과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미생물 기반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뒀다. 또한 생산 위탁만 지원하는 CMO에서 향후 의약품 개발 전 과정에 협업하는 CDMO로도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이호진 대웅바이오 바이오공장 센터장은 “미생물 기반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CMO 시장에 진출해 2030년까지 매출 1조 원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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