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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의 1% 리더십

[정용민의 CRISIS TALK] VIP의 위기 관리와 진인사대천명 (上)

위기 관리는 VIP의 문제 정의·의견 중재·의사 결정 역량에 달려
고민 거듭하는 임원들에 분명하고 단호한 리더십으로 방향 설정

  • 기사입력 2023.12.28 08:00
  • 기자명 정용민
뭐니뭐니 해도 기업의 위기 관리는 VIP의 역량에 달렸다.

더피알=정용민 | 필자가 쓴 위기 관리 책 ‘1%’(원 퍼센트)에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내 상위 1%에 해당하는 핵심 의사결정자의 위기 관리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기업의 이슈와 위기 상황을 가까이 지켜보며 함께 관리 활동을 해본 경험에 의하면, 1%를 대표하는 VIP의 위기 관리 역량만큼 기업의 위기 관리에서 중요한 자산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오래전 실제 경험했던 기업 내 1% 중 핵심인 VIP의 위기 관리 방식들을 돌아본다. 이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VIP의 위기 관리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왜 전문가들이 VIP가 위기를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100시간의 고민을 한 시간 만에 해결한 VIP

판매한 상품에 논란이 생긴 모 기업. 한 언론에서 해당 제품의 문제를 단독 보도한 직후부터 경영진은 대응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홍보실이 중심이 되어 여러 사후 대응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이었다. 고객센터와 영업 등 관련 임원들이 모여 고민에 고민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판매된 해당 제품의 수량이나 가격 때문에 임원들의 고민은 깊었다. 가능한 한 회사의 재정적 피해까지 줄여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동안 시간은 흘렀다.

상황은 점차 더 심각해졌다. 그때 그 회사 VIP가 위기관리위원회 미팅에 직접 참석했다.

지금까지의 전개 상황과 대응 옵션을 들은 VIP는 “전량 리콜하고, 묻거나 따지지 말고 고객 보상을 해주십시오”라는 결정을 내려주었다.

이후에는 고객센터와 관련 부서들이 합심해 일사천리로 고객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이내 시장 내 소음은 줄어들었다.

만약 VIP가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위기관리위원회에 참석해서 즉각 결정을 내려주었다면, 해당 이슈는 훨씬 빨리 해소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연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임원들에게 늦었지만 단호한 결정을 내려준 VIP 덕에 더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 해결 방식을 다른 곳에서 찾은 VIP

의도치 않게 사회적으로 공격을 받은 기업이 있다. 몇몇 징조는 있었지만, 일이 이렇게 연이어 터질지는 아무도 몰랐다. 더구나 수년에 걸쳐 가끔씩 논란이 되었던 전례에 대한 부담까지 겹쳐서 해당 기업은 바로 곤경에 빠져버렸다.

대응을 위해 위기관리위원회에 임원들이 모여 머리를 싸맸다. 사회적 이슈인지라 관련 전문가들도 모여 조언을 했다.

홍보실에서는 직접적으로 VIP에게 기자회견을 자청하라는 조언을 하지 못했지만, 내심 그것밖에 문제를 풀 대응 방안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문가들의 옵션 중 하나로 홍보실의 의견을 담아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조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VIP는 끝까지 위기관리위원회 회의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VIP가 여기저기 사회적 핵심 인사들을 만나고 다닌다는 얘기가 돌았다. 정치권에도 연결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보고 싶어 한다고도 했다.

VIP는 해당 이슈를 자사에 대한 정치세력의 음모라 정의 내린 것 같았다. 왜 자사가 그렇게까지 사회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해당 이슈는 예상보다 장기화되었고, 회사의 부담과 데미지는 최대화되었다. VIP는 결국 당국의 조사까지 받았다.

이 케이스는 VIP가 당면한 이슈나 위기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관리 예후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이와 함께 VIP가 하는 위기 관리의 정의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거리도 던져준다.

VIP가 직접 누구를 만나고 발로 뛰는 것이 진정한 위기 관리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주제다.

대응 의견의 중재자가 된 VIP

갑작스럽게 위기 상황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회사는 그 이전부터 감을 잡고 있었고, 사전 위기 관리를 했던 위기대응팀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전에는 여러 의견이 유사했던 자문그룹 전문가들의 의견이 사후 대응 부분에서는 여러 갈래로 갈리기 시작했다.

로펌을 중심으로 하는 전문가들은 문제 핵심 이해관계자에게 소송까지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대관 전문가들은 일단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어떻게든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홍보 전문가들은 핵심 이해관계자의 적대적 의도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금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것이 언론에 대한 메시지로도 의미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다른 시니어 전문가들은 일단 쏟아지는 부정 기사를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어지럽게 대응 회의가 장기화되고, 의사결정은 지연되었다. 각각의 조언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며, 각자가 보는 우선순위가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일부 시니어 전문가들이 아주 큰 목소리를 내면서 위기관리위원회를 이끌고나가려고 했다.

위기관리위원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지만, 결국 결정을 내리는 것은 VIP다.

그때 VIP가 침묵을 깨고 모든 자문 내용을 하나하나 복기하며 우선순위를 정해주었다. 정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실행 방안을 하나, 둘, 셋으로 정했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VIP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그 후로도 VIP는 계속 정기 미팅에 참석해 공유된 대응 활동에 대한 업데이트를 보고받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불안하고, 일관된 방향을 준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듯했지만, 자신을 다잡으며 위기 관리 전반을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 리드했다. 결국 해당 이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마무리되었다.

이 케이스에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의사결정의 리더십은 분명하게 자사 VIP가 쥐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은 물론 소중하고 의미 있지만 그들로 하여금 민주적 의사결정을 하게 한다거나, 그들 중 한쪽이 의사결정을 리드해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내부 중재자로서 VIP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12월 29일 질문하는 VIP, 빠르고 단호하고 확실한 위기관리 가능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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