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출입

소프트웨어가 이끄는 자동차, SDV의 진화

[정구민의 스마트 모빌리티]
‘출시 시점’에 멈춰있던 자동차, 온라인 업데이트로 새 차처럼 탄다
2024년 자율주행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상용화 시작 기대

  • 기사입력 2023.08.16 08:00
  • 최종수정 2023.08.21 09:01
  • 기자명 정구민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EV9 출시와 함께 SDV 시대가 본격화했다며, 차량에 적용된 SDV 기반 기술에 관해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EV9 출시와 함께 SDV 시대가 본격화했다며, 차량에 적용된 SDV 기반 기술에 관해 설명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더피알=정구민 | 전 세계 자동차 업체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Software-Defined Vehicle) 구현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SDV를 지원하는 차량은 항상 최신 소프트웨어로 주행, 편의, 안전, 감성 기능을 제공하고, 세세한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기존의 차량이 ‘출시될 때의 기능’ 위주로 사용할 수 있었다면, SDV는 필요할 때마다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여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해킹 위험이 있으면 보안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여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지도 정보가 변경되면 지도 정보를 반영할 수 있다. 차량 내에서 다양한 음악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고, 빠른 가속이 가능한 기능을 구매할 수도 있다. 다양한 앱을 다운로드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성능을 유지하는 스마트폰과 비슷한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SDV가 제공하는 장점 개념도.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SDV가 제공하는 장점 개념도.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사용자 입장에서는 차량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출고 시점의 기능만을 사용하는 낡은 자동차가 아니라 최신 소프트웨어를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최신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된다.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도 많은 장점이 있다. 먼저, 자동차 판매 이후 수익모델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또한,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리콜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다. SDV를 지원하지 않는 경쟁사에 비해서 최신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관리하여 한 발 앞선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된다.

SDV 진화에는 테슬라가 큰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는 초기에 인포테인먼트 서비스와 함께 배터리 용량, 가속 기능 등 차량 제어 성능 기능, 자율주행 기능 등을 구독서비스로 제공하면서 차량 판매 이후의 수익 모델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다.

현재에도 비디오 스트리밍, 내비게이션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FSD(Full Self Driving)’, 빠른 가속 기능을 제공하는 ‘가속 부스트’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사와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조 비교
주요 자동차사와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조 비교

보안 결함에 대한 대응도 SDV의 진화에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2015년 7월 크라이슬러 보안 결함 사례에서 크라이슬러는 140만대의 차량을 리콜해야 했으며, 차량 소유자들에게 보안 업데이트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USB를 배송했다. 이 때문에 많은 비용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2015년 8월 테슬라는 보안 취약점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관련 이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주요 자동차사들도 최근 SDV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사들은 현재 차량제어-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로 이어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합해 나가면서 SDV 진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음악, 영화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출발해, 다양한 차량 제어 및 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 벤츠, 볼보, 폭스바겐, 토요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진화 방향, 출처: 각 사
현대, 벤츠, 볼보, 폭스바겐, 토요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진화 방향, 출처: 각 사

현대기아는 올해 4월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본격적인 SDV 서비스 시작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기아 EV9에서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서 라이팅 패턴, 영상 및 음악, 원격 주차 및 출차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의 SDV 진화에는 포티투닷과 현대오토에버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사의 SDV 기능은 자율주행차의 진화와도 맞물려 있다.

2024년부터 자율주행 프로세서와 함께 클래식 오토사-인포테인먼트 플랫폼-어댑티브 오토사로 이어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상용화를 시작하면서 SDV의 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사의 SDV 진화에는 차량 자체 기술과 함께 클라우드 시스템의 진화와 관리가 중요해 질 전망이다. 이전의 자동차가 출시 이후에는 관리에 큰 노력이 들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서 앞으로는 클라우드에서의 소프트웨어의 관리가 매우 중요해지게 된다.

여러 차종별로 각각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서 관리하면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력 체크 및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물리적인 자동차와 함께 클라우드에서의 사이버 자동차를 테스트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SDV의 확산과 함께 과제도 남아 있다. 자동차사 입장에서는 사용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2년 7월 BMW는 열선 시트 및 열선 스티어링 휠 기능에 대해서 구독 서비스를 발표했다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은바 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해 나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동시에 고려해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SDV의 진화에는 당연히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와의 협력이 중요해진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사-소프트웨어사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업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SDV가 가져올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