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민지 기자 | 짧게는 일주일마다 새로 문을 여는 브랜드 팝업 매장. 운영 기한이 끝나면 사용됐던 장식과 물건들은 대거 폐기 처분된다. 그 폐기물만 평균 1톤,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만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사람들이 있다. 팝업스토어의 폐자재 업사이클링에 주목하는 아티스트 그룹 ‘아르뉴에(Art of New Age)’와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지난 19일 설치 미술 ‘포레스트’ 전시로 재탄생시켰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앞서 1월 ‘미샤 아일랜드’라는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팝업스토어를 연출한 아트 디렉터 퍼니준은 수많은 팝업스토어들이 행사 종료 후 바로 폐기되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며 종료 이후의 활용성을 고려해 ‘팝업사이클링(Popup+Upcycling)’ 개념을 만들고 해당 전시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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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전시에 놓인 조약돌 쿠션, 인조 풀, 천막 등은 모두 ‘미샤 아일랜드’ 팝업 매장에 전시되어 있었던 장식품이다.
퍼니준 디렉터는 “‘미샤 아일랜드’ 팝업스토어에 사용된 자재들을 그대로 폐기했다면 1톤 트럭 3~4대분은 나왔을 것”이라며 “폐기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 행사 종료 후 쓰레기 배출을 줄였고, 대부분 재활용했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명은 ‘FoRRest(포레스트, 숲)’로 재생의 공간인 숲(Forest)과 재생의 시간인 쉼(For Rest)를 합성해 만든 단어다. 또한, 재생의 의미를 ‘물성’에서 ‘생명’으로 치환해 ‘재생명’이라 정의하고, 버려지는 물건들이 다시 재생명을 갖는 과정을 설치미술로 구현했다.
환경보호 뜻을 함께 하기 위해 여러 기업과 단체가 모였다. 미샤는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고려해 재활용 포장재를 활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환경을 추구해왔으며, 이번 업사이클링 작품을 위해 팝업스토어에서 사용한 자재 재활용 지원에 앞장섰다고 밝혔다.
디지털 아트 플랫폼 디아트82도 프로젝트 의미에 공감해 기획을 맡으며 자사 캐릭터인 환경 지키미 캐릭터 ‘미스터 부(Mr. Boooo)’를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플라스틱 필름 제조업체 위그코리아는 사용하고 남은 조각 오로라 필름을 제공해 곳곳의 반짝이는 전시장을 구현했다.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공간 디자인과 도시재생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공간 디자이너 이내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제이도 아르뉴에 팀으로 함께 해 업사이클링 필요성을 알렸다.
팝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연출한 퍼니준 작가는 “단 며칠 동안 열리는 예쁜 팝업스토어를 쓰레기로 만드는 일은 죄라고 생각한다”며 “팝업사이클링 전시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체험 소비가 가져다주는 행복감과 그 이후의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5월 5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