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다소 억울하게 생긴 춘배(잉글리쉬 불독, 3세)이지만 식탁에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는 눈빛은 슬프기까지 하다. 하지만 루저로만 남을 수 없다. 이토록 절치부심하게 만들었던 단 100g 부족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 춘배는 헤어밴드를 두르고 다시 달린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자동차 광고에 개(犬)가 등장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아졌다. 반려인구 1000만 시대에 동물도 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견공이 편안하게 함께 타는 커스터마이징 차량부터 자율주행이 가능한 미래 자동차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차 타는 개들이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엔 견권 신장을 위한 헌혈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가 진행하는 ‘아이엠 도그너(I’M DOgNOR):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가 그것이다.
캠페인 담당자는 “고객라이프를 들여다보다 반려견 문화 성장과 함께 반려견 헌혈의 필요성까지 알게 됐다”며 “반려견 헌혈은 대형견만 할 수 있는데, 인프라 접근성·이동의 제약 등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모빌리티 솔루션 관점에서 현대차가 이를 돕고자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반려견 혈액은 90% 이상이 수혈용으로 사육되는 공혈견으로부터 공급되고 있으며, 반려견이 늘어나는 만큼 수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영국·폴란드 등의 반려 선진국에선 동물 헌혈센터가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등 우리와 차이를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쏠라티를 개조해 헌혈카를 만들었다. 채혈·분석실 및 최신장비 등을 구비해 안전하게 헌혈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반려견 헌혈은 2~8세, 25kg 이상 대형견이라는 신체적 조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헌혈하는 반려견이 안전하도록 건국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사전에 건강검진을 실시한 후 헌혈이 진행된다.
더불어 헌혈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견주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캠페인도 병행한다. 를 통해 응원 댓글과 영상을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인식 제고에 동참하는 형태다.
도그너 캠페인을 알리기 위한 영상 촬영에 참여했던 캠페인 담당자는 “당시 촬영에 임한 견‘님’들은 간식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았다”며 “그렇게 많은 간식을 먹어도 먹어도 또 먹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라웠다”고 도그너로서의 듬직한 모습 너머 본능에 충실한 모습을 후일담으로 전했다.
현대자동차 측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부족한 반려견 헌혈 인식 제고 및 헌혈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이후에도 현대차 모빌리티의 다양한 역할을 통해 보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월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제작된 도그너카는 지난 일요일 서울을 시작으로 13주간 전국을 돌며 반려견 헌혈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