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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마라’ 여론이 원하는 건 공감 기반 메시지

[정용민의 CRISIS TALK] 메시지의 전달과 잡담의 차이 (上)

가장 중요한 통제 가능 자산 ‘메시지’, 차분함·객관성·책임과 해법 보여줘야
공석-사석 일관된 메시지 유지는 사내에서 지속적으로 공유되어야 가능

  • 기사입력 2024.08.27 08:00
  • 기자명 정용민

더피알=정용민 | 기업의 핵심 임원들과 미디어 트레이닝이나 메시지 워크숍을 진행하면, 사별 그리고 이슈별로 다양한 사례와 입장 그리고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유익한 토론을 하게 된다.

때로는 주어진 이슈에 반하는 완전하지 않은 대응 논리 때문에 메시지에 결핍감을 함께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아주 충실한 논리와 팩트를 기반으로 해 구성된 훌륭한 대응 메시지에 같이 놀라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주로 고민거리인 메시지 결핍 및 오류 현상에 대해 정리해 본다.

일반적으로는 갑작스럽게 이슈가 발생되면, 기업 내부에서 미처 입장을 적시에 정리하지 못하여 메시지 오류가 발생한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 외에도 이슈 대응 시 메시지 오류에는 더 많은 이유와 원인이 존재한다.

기자가 돌발 이슈를 취재할 때 기업이 기사 프레임을 이해하기는커녕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기자가 돌발 이슈를 취재할 때 기업이 기사 프레임을 이해하기는커녕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왜 일부 기업은 언론이 돌발 이슈를 취재하는 경우, 기자보다도 준비되어 있지 못할까? 기자는 이미 해당 이슈에 대한 기사 프레임을 짜서 기업 측에 문의하는데, 기업에서는 왜 그 프레임을 이해하기는커녕 그에 더한 더 심각한 프레임을 스스로 만들어 허둥댈까? 기업은 왜 메시지 전달 대신 기자와 잡담을 하며 소중한 기회마저 놓쳐버리는 것일까? 왜 그럴까?

첫째, 메시지에 대한 개념 정립이 중요하다

기업 대표나 핵심 임원은 스스로 외부와 내부 메시지에 대한 집착을 보다 키워야 한다고 본다. 평시를 넘어 이슈나 위기 발생 시 가장 중요한 통제 가능 자산은 자사의 메시지뿐이다.

이슈나 위기는 기업의 메시지로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같이 통제 가능 자산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환경에서, 자사의 적절한 대응 메시지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중한 이슈 및 위기관리 자산이다.

대표와 임원의 경우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석에서의 메시지와 공석에서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 정무 감각을 키워 여론이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선별 강조하는 것, 사소한 메시지라도 기업 차원의 것이라면 항상 주의하고, 주의하도록 감독하는 것과 같은 노력은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말을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라던가, “요즘 기자들은 삐딱하게 말을 해석한다”, “언론에게 어떤 음모가 있어서 우리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사의 실수를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자사의 메시지를 왜곡한다는 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기업의 메시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론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자사의 메시지를 왜곡한다는 식으로 일관하는 것은 기업의 메시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기업의 메시지를 항상 고민하자

내부·외부 메시지 전달의 문제를 단순하게 메시징 스킬의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더 많이 부딪치는 한계는 당면 이슈에 대하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철학이나 원칙이 부재하다는 문제 때문이다.

기반이 없고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메시지를 구성하려고 해도 감이 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메시징 스킬만 그에 적용해 버리면, 알맹이 없이 화려하기만 한 거짓말이 떠오르게 된다.

셋째, 발전된 정무 감각에 기반한 메시징을 지향하자

기업이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대표이사가 하고 싶은 말을 기업의 입을 빌려 하는 것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기업은 하고 싶은 말 이전에 기업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따라서 흥분하거나 화를 내는 메시지는 기업 메시지로 적절하지 않다. 자사 이익을 강변하며, 상대를 적대시하는 메시지도 기업 메시지로는 적절하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식의 단편적 상황 판단에 기반한 메시지도 적절하지 않다.

발전된 정무 감각이 받쳐주는 기업 메시지는 일단 온화하다. 차분하다. 자사보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공감에 기반한 메시지를 더 많이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책임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담는다. 해법을 제시하고 더 나아진 미래를 약속한다.

이런 모든 메시지는 이슈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런 메시지 기반을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거나, 당황스럽게 하는 메시지라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예상하고 걸러내는 능력이 곧 정무 감각이다.

결국 메시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완성된다.
결국 메시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완성된다.

넷째, 끊임없는 공유로 일관성을 유지하자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도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그것은 메시지가 아니다. 기업 내에서 우리가 멋지고 훌륭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당면 이슈나 위기를 관리하겠다고 결심하더라도, 누군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철학과 원칙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내에서도 훌륭한 철학과 원칙에 기반해 잘 구성된 메시지는 지속해서 공유되어야 한다. 임직원들이 수없이 반복되는 메시지에 평소 이미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

“대표께서 언론 인터뷰나 외부 발표를 통해 전달하신 메시지를 참고하시죠.” 당면 이슈에 대하여 딱히 대응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임원에게는 이런 조언을 할 때가 있다. 외부로는 대표께서 상당히 활발하게 자사 메시지를 전달하시는데, 자사 임직원에게는 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되지 않는 기업이 이렇다.

“대표께서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저희 계열사 차원에서는 그에 대한 이해나 실행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후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 깊게 고민하여 구성된 메시지는 필히 공유되어야 한다. 그 반복을 통해 내외부에서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28일 메시지의 전달과 잡담의 차이(下)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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