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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담 캠페인의 승리? 진짜 승자는 전자담배였다

[COVER STORY] 금연 캠페인의 실효성을 논의하다 ①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국가금연사업 10년 데이타 분석

  • 기사입력 2023.07.17 08:00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 | 국가금연사업을 사실상 총괄 대행하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014년 7월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으로 출범했다. 건강증진개발원의 전신인 한국건강증진재단은 2011년 1월에 설립됐다.

건강증진개발원의 산하조직인 국가금연지원센터가 출범한 2015년 1월은 담배가격 80% 인상이라는 초유의 충격요법이 실행됐던 시점이기도 하다.

더피알은 건강증진개발원에서 발주한 금연사업 관련 용역 입찰 자료와 금연사업 성과 보고서 자료상의 통계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가금연사업 10년을 돌아봤다.

흡연율 추이 변화

건강증진개발원이 2022년 9월 공공데이터포털에 제출한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실적(서비스)’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인구 4362만4033명 중에서 흡연인구는 855만162명으로 흡연율은 19.59%로 전년도 19.3%보다 높아졌다.

국가지표체계(K-indigator)에 등록된 흡연율 추이 통계와 함께 보면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던 흡연율이 상승하는 시기가 두 차례 있는데, 그중 첫번째는 2015년 1월 담배 가격이 80% 전격 인상되고 이듬해인 2016년이다.

성인 흡연율 추이 2009-2022
2009-2022년 성인 흡연율 추이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자료에서는 곡선이 크게 꺾이는 지점이 두 곳 보인다. 바로 가격인상이 단행된 2015년과 ‘노담 캠페인’이 시작된 2020년이다.

1년 만에 6.7%에서 4.4%로 2.3%가 뚝 떨어진 것은 캠페인의 성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전해인 2019년 흡연율 조사 문항이 ‘일반담배(궐련)’으로 바뀐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연캠페인 광고에서 ‘전자담배 전환은 금연이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정작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전자담배는 ‘흡연’이 아니다”라고 공인해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12-2022년 청소년 흡연율 추이
2012-2022년 청소년 흡연율 추이

줄어든 2.3%중 금연을 한 경우도 있겠지만 전자담배로 전환한 비중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전체 담배 판매량 통계를 보면 추론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가 1월 발표한 ‘2022년 담배시장 동향 보도자료’를 보면 2019년까지 감소 추세를 이어오던 궐련담배 판매량이 2020년에 잠시 반등했다가 다시 하향세로 돌아왔는데, 전자담배를 포함한 판매량에서는 2020년을 기점으로 상승전환한 것이 확인된다.

한편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실적 자료에 따르면 흡연인구 대비 금연프로그램 등록자 수는 1.98%(16만9467명)에 불과하다. 금연 프로그램 등록자 중에 금연 결심자는 98.4%로, 금연 의지가 없는데도 타의로 프로그램에 등록한 사람은 1.6%다.

프로그램 등록자의 4주 성공률 전국 평균은 67.65%이고, 6주 성공률도 59.89%에 달하지만, 12주 성공률은 46.54%로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6개월 성공률은 30.85%까지 뚝 떨어진다.

2013-2021 성인 흡연율 추이(성별)
2013-2021년 성인 흡연율 추이(성별)

2014~2023년, 용역 발주 123건

건강증진개발원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서 발주한 담배 혹은 금연 키워드 포함 용역 입찰건을 2014년 12월부터 2023년 7월 10일까지 최종낙찰자 확정 기준으로 집계하면 총 123건(담배 39건, 금연 88건. 합산에서 중복 제외)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11건, 2016년 11건, 2017년 10건으로 일정하게 이어지다 2018년 15건, 2019년 16건, 2020년 15건, 2021년 16건, 2022년 15건으로 늘어났다. 2023년에는 7월 10일까지 담배 3건 금연 8건을 합쳐 총 11건의 입찰이 최종낙찰자 공고를 냈다.

건강증진개발원이 올해 1월부터 7월 4일까지 나라장터에 발주한 용역 입찰은 담배 키워드 8건, 금연 키워드 11건을 합쳐 총 19건(유찰, 취소 포함)이다.

건강증진개발원은 6월 중하순 원장이 교체되는 이슈가 있었는데, 그 여파인지 5월 이후 개찰되는 용역입찰들이 최종낙찰자 공고가 상당히 지연됐다.

특히 5월 16일이 개찰일자로 돼있는 ‘미디어 내 담배 마케팅 모니터링(리서치랩, 1억1000만원)’의 실제 개찰일시는 6월 13일이었고, 6월 2일 개찰로 돼있는 ‘담배소매점 담배광고 진열 판촉 모니터링(한국갤럽, 1억8150만원)’의 실제 개찰일시는 6월 27일이다.

심지어 5월 23일 개찰 예정이었고 6월 14일 실제 개찰까지 이뤄진 ‘인터넷 담배 판매 광고 모니터링’ 입찰(낙찰예정자=굿모니터링주식회사)은 7월 14일 현재까지도 최종낙찰자 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도별로 담배·금연 관련 낙찰액 합계를 계산해보면 2015년 15억3281만9560원, 2016년 18억6910만6823원, 2017년 12억7611만9428원, 2018년 15억8568만700원, 2019년 12억4227만3150원, 2020년 10억8107만8300원, 2021년 58억1307만300원, 2022년 19억4287만원, 2023년 1월부터 7월 10일까지 13억2429만8000원이다.(전체 기간 합계=177억1654만8661원)

2021년의 숫자가 튀는 이유는 42억원짜리 사업인 ‘금연상담전화 상담서비스 운영’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체 123건 중 최고액 상위 5건은 시스템 구축이나 서비스 운영 관련이고, 전체의 58.5%가 1억원 미만 사업이었다.

※ 고액 상위 3건 : 2021년 금연상담전화 상담서비스 운영(42억9000만원,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 2016년 금연정보 플랫폼 고도화 및 인프라 강화(8억4750만원, 오상자이엘), 2022년 금연상담전화 온라인금연지원서비스 시스템 통합 유지보수 및 기능개선(4억7250만원, 넥스프론)

광고·홍보 관련 입찰 중 최고액은 2021년에 리서치랩이 수주한 ‘담배소매점 담배광고·진열·판촉 모니터링(2억8190만원, 전체 6위)’이고, 2015년 디자인 멘토가 수주한 ‘금연홍보콘텐츠 개발 및 확산(2억1700만원, 전체 8위)이 두 번째다.

키워드별 분석

리서치랩은 전체 기간 중 총 9건을 낙찰(공동 최다 기록) 받았는데, 그중 6건이 미디어 등에서의 담배 마케팅 모니터링이었다. 나머지 3건은 2018년 ‘국가금연지원센터 위탁조사 통합운영’과 2020년 및 2021년 ‘금연사업 위탁조사 통합운영’ 등이다.

건강증진개발원은 2015년 4월 ‘오프라인 담배업계 위법활동 모니터링 운영 용역’(1억2350만원,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을 시작으로 금연 캠페인 효과나 담배 판매·광고 실태 등에 대해 총 23건의 모니터링 용역을 발주했다.

‘모니터링’은 건강증진개발원 발주 용역입찰에서 두 번째로 많이 나오는 키워드(최다는 26건의 ‘교육’)인데, ‘2014 금연캠페인 대국민 조사’부터 ‘2023년 보건소 금연클리닉 만족도 조사’까지 성과·만족도에 대한 조사 용역 15건까지 합치면 현황파악 용역만 38건이다.

최다 낙찰건수 업체 3위의 화인리서치(7건)가 수주한 용역들도 판촉 모니터링과 인식·성과도 조사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리서치랩에 이어 8건으로 최다 수주 2위를 기록한 넥스젠어쏘시에이트는 최다 키워드인 ‘교육’ 분야 업체다. 이 회사는 2018년 ‘온라인 금연교육센터 운영 및 고도화’(1억6170만원) 사업을 수주한 후 매년 이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전체 123건의 용역 입찰중 비교적 최근인 4월 말에 확정된 ‘2023~2024 온라인 금연교육센터(LMS) 위탁운영’의 경우 처음으로 2년 단위 발주가 이뤄졌고, 수주금액도 2억369만8000원으로 연간 8~9천만원 대였던 이전 해들 보다 단가를 많이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4번째로 많은 용역을 수주한 디자인멘토는 콘텐츠 회사다. 디자인멘토가 수주한 5건 중 최고액은 첫 해인 2015년의 ‘금연홍보콘텐츠 개발 및 확산’(2억1700만원)이었고, 지난해 수주한 ‘2022년 담배규제 정책자료 및 온라인 콘텐츠 개발·확산’(1억4100만원)이 두 번째였다.

전체 123건의 용역 입찰 중 금연 캠페인 등에 대한 ‘홍보’ 관련은 15건이었는데, 그중 4건은 결과 분석을 위한 것이었고, 나머지 11건은 금연캠페인 홍보 전략 수립이나 관련 콘텐츠 개발 등에 대한 것이었다.

‘콘텐츠’나 홍보·정책 관련 자료의 개발, 제작, 배포와 관련된 용역은 총 16건이었으며, 이밖에 사업 성과, 정책, 규제전략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이 11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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