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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 amPR 대표, 새로운 20년의 PR을 준비하다

“변화하는 PR 흐름에 맞춰 ESG까지 함께 고민합니다”

  • 기사입력 2024.05.20 08:00
  • 기자명 김영순 기자

[편집자주] 20주년을 바라보는 에이엠피알(amPR)에 새로운 도전기를 쓰는 김희연 대표는 꼭 만나보고 싶은 PR회사 CEO였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웃음소리에서 겸손과 여유, 나누며 사는 삶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더피알= 김영순 기자|2006년 설립돼 어느새 18년이 된 종합 홍보대행사 에이엠피알(amPR)의 사명은 ‘All about Marketing PR’의 약자다. 미디어 PR, 디지털 PR부터 출판사까지 운영하고 있는 에이엠피알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이름이다.

“PR에 대해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워딩을 많이 쓰고, 또 함께 진행해야 하는 게 많아서 처음에는 회사 이름을 ‘우리 커뮤니케이션’이라 지을까 했죠. 그런데 그 ‘우리’가 마치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의견을 주시더군요. 그리고 회사 이름에 커뮤니케이션이 들어가는 것도 ‘우리는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신 PR이라는 워딩을 강하게 넣고 싶었고, PR 소개서에서 제일 중요한 게 마케팅이니 ‘All about Marketing PR’인 amPR이 된 거죠.”

김희연 amPR 대표.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phototoday@naver.com
김희연 amPR 대표.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email protected]

견고한 언론 PR과 디지털 PR의 성취

사업 분야를 크게 PR 컨설팅, 언론 PR, 디지털 PR, 영상/디자인 콘텐츠 제작, 캠페인·프로모션으로 설정하고 있는 에이엠피알이 특히 강점을 가진 분야는 두 파트다. 하나는 회사의 시작 시점부터 뿌리 내려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언론 PR이다. PR 영역이 확장되면서 정통 언론 PR을 하는 전문 홍보회사가 많이 줄어든 요즘, 에이엠피알은 그 시작부터 현재까지 고객들의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언론 PR업무를 수행해오고 있고, 현재는 휠라코리아, 던킨, 비어케이, 씨젠, 다방 등의 고객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리고 언론 PR에 이어 후발로 시작했던 디지털 PR 분야에서도 확실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창립 후 4년 즈음부터 시작했던 디지털 분야에서의 첫 고객사였던 DBK KOREA(당시 듀오백코리아) 블로그 운영을 시작으로 설빙, LS 엠트론, 종근당 ‘펜잘큐’ 등 다양한 고객사들과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만들어 왔다. 특히 공공 디지털 PR 사례들이 눈에 띈다. 2014년 대한적십자사 뉴미디어 홍보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한국전력, 서울디자인재단, KOICA 등을 거쳐 가장 최근에는 한국은행 소셜미디어 운영 용역에 이르기까지 영상 제작과 SNS 운영, 웹진 제작, 기자단 운영 등 다양한 디지털 PR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런데 이런 PR의 업무 영역을 확장해 오면서 김 대표는 깨달은 바가 있다고 한다.

“디지털 PR 시작 당시 초반 인력 셋팅이나 전문성을 갖추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짐했던 게 있었는데요. 뭐든 새로운 변화에 맞서야 한다면 좀 더 강하고 빠르게 시도하고 전환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디지털팀에 이어 세팅한 내부 미디어영상팀은 어떤 홍보대행사보다 빠르게 꾸렸죠.”

시대에 뒤처졌다는 후회가 되레 다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빠른 결정을 내리도록 도운 셈이었다.

“일단 영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만드는 영상은 차별화된 영상으로 보여줘야 할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영상팀에 작가, PD, 촬영, 편집 담당은 꼭 있어야 한다고 정했어요.”

모든 것이 기회가 된다

에이엠피알은 현재 유튜브에 K-Class 채널을 개설하여 한국에서 생활 중인 외국인들의 다채로운 삶과 한국 문화에 대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방향성이 예능 중심의 일반적인 외국인 출연 유튜브 방송들과는 결이 좀 다르다.

“외국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죠. 저는 외국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에 막 자극적인 내용을 담지않고, 한국에 유학생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그 유학생들의 좌충우돌을 조금 더 생생하게 보여줬어요. 유학생들이 그걸 보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길 바랐지요. 또 그 친구들을 통해서 우리가 배우는 것도 있고요.”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예를 들어 한 인도네시아 출연자는 K-Class에 출연한 영상이나 캡처를 이력서에 포함시켜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국 자동차 회사에 입사했다. 그 과정에서 김 대표는 그 출연자가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려 하고 한국 문화도 잘 알며 굉장히 성실하게 촬영에 임했다는 내용의 추천서를 써줘 지원 사격을 했다. 일이 잘 풀리자 출연자에게서 너무 고맙다는 응답이 왔다. 그렇게 인연이 맺어지자, 자연스럽게 인도네시아 현지 정보도 알게 됐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어떤 한국 제품이 인기인지, 어떤 인도네시아 음식이 유행인지 등의 정보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찾아올 때부터 일을 시작하면 늦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일하면서 미리 준비해야 하죠. 필드에서 페이퍼를 하나 쓰든 메일을 하나 보내든 문서를 하나 쓰든, 말 한마디 할 때조차 그렇게 해야 우리가 어떤 클라이언트를 만나더라도 진짜 프로페셔널할 수 있다, 언제 어떻게 클라이언트나 기자 또는 업계 전문가들을 만날지 모르니까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유럽 지사 설립과 글로벌 진출 본격화

이제 에이엠피알의 업력이 18년, 김 대표는 향후 발전과 변화 지점을 그간 부족했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로 잡고 있다.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ESG와 글로벌 진출이다.

“저도 한국에만 있었으면 ESG를 그냥 ‘그분들의 산업 영역이구나’라고 생각했을 텐데, 지난해 유럽 지사를 설립하고 한국에서도 긴밀하게 백업하면서 유럽 업무들을 성사시키고 확장해 가고 있어요. 지금 유럽은 ESG 가이드라인을 굉장히 준수하면서 산업이 재정비되기도 하고 변화되기도 하는 등 전문화된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독일 최대 규모 아웃렛 메칭엔(Metzingen)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카날레하스 백화점의 한국 내 마케팅을 맡게 됐죠.”

이 두 건 외에도 한국에서 마케팅을 원하는 유럽 여러 업체와의 협업이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올해는 네덜란드에 소재한 미술관들, 아랍에미리트 등의 지역들과 한국 내 홍보를 기획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탠더드와 트렌드에 대한 정보 수집이 이루어졌고, 그쪽에는 한국의 마케팅에 대해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좀 더 세일즈와 ESG, 해외 클라이언트들과의 관계, 한국 홍보 마케팅에 대한 영역을 확대해갈 계획입니다. 우리가 어떤 부분을 할 수 있는지, 또 한국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유럽 투자 회사들의 니즈도 많으니까, 에이엠피알 유럽 지사를 통해 그런 것들에 대해 어떻게 접점을 맞춰나가면 좋을지 고민해야겠죠.”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네덜란드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

김희연 대표의 ESG에 대한 접근은 디지털 PR 영역이 그랬던 것처럼 다소 늦게 시작됐지만 신속하고 본격적이었다. 지난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 제안해서 ESG 콘텐츠 과목을 한 학기 수업으로 개설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글로벌통상학과 학생들은 무역을 해야 할 친구들이니 ESG에 대한 가이드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 기획서 작성 방법 등을 가르쳐주는 커리큘럼을 숭실대 교수님과 만들었죠. 그리고 그 내용을 심사해서 6명으로 된 2팀을 뽑아 올 2월 네덜란드에 데리고 가서 현지 ESG 기업들을 탐방했어요.”

학생들을 데리고 갔지만 단순 견학 수준이 아니었다. 낙농업 협동조합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내 자산 규모 2위의 은행으로 성장한 라보뱅크, 세계적인 글로벌 조경 기업 KCAP, ESG 평가 플랫폼 전문 기업 GSES, 치즈 생산 기업 빔스터 등 쟁쟁한 회사들이 그 대상이었다. KCAP에서는 창업자 중 한 명이 나와 인터뷰에 참여했다. 웬만한 CEO급 연수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학생들한테 정말 잊을 수 없는 일이 된 거예요. 이제 그 과정을 기업에 계시는 분들이 가서 볼 수 있게끔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많이 배우고 왔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의 ESG 기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들은 이미 2010년대부터 그걸 해왔고, 이젠 결과가 나올 시점이니까요.”

진중하고 단단하게

김희연 대표는 여느 PR 전문가가 그렇듯 최근 PR 분야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정체성 위기의 시대에 대한 자각은 그녀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요즘 오는 친구들은 마케팅 자격증이 한가득이에요. 그래서 ‘마케팅이 뭐라고 생각하니?’ 하고 물었더니 광고 하고, 데이터 보고, a안 b안 바꾸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케팅이라는 워딩은 젊은 친구들한테 하고 싶은 일이 됐는데, 왜 PR은 업(業) 자체를 모르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런 일을 겪자 ‘우리가 우리 업을 못 알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고 말한다. 최근 PR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겪는 딜레마를 현장에서 더 절실하게 느낀 셈이다. 그녀는 PR학과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과거를 회상했다.

“제가 대학교 다닐 때는 광고PR학과가 한양대와 중앙대밖에 없었거든요. 너무 가고 싶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단 말이에요. 다른 과를 가긴 했지만, 그만큼 세련되고 크리에이티브한 느낌이었죠.”

두루두루 다양한 영역에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는 amPR의 김희연 대표.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두루두루 다양한 영역에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는 amPR의 김희연 대표.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에이엠피알 신입사원들은 부족한 정보를 채우고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약 첫 3개월 동안 2주에 한 번씩 스터디를 한다. 스터디 내용은 타이트한 편이다. 뉴스 기사를 보고 스터디를 하면서 거기에 업에 대한 설명을 더한다. 신입사원이 여성이면 PR이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지속할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이라는 강점을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는 업이 힘들 때, 5~10년 후를 생각해볼 때 언제 찾아올지 모를 인고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다 같이 고민해야 할 이 시기에, PR에 대한 철학을 실전적인 감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이론만 배우고 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는 후배들에게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업의 정체성을 지키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며, 이제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김 대표와 에이엠피알은 어느새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한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의 긴 시간을 거친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20주년에 임하는 바를 물어봤다.

“20주년이 되면 퇴사한 직원들도 부르고자 했어요. 힘들었던 시기에 고마웠던 친구들도 많으니까요. 또 클라이언트분들과 업계에서 많은 깨달음 주셨던 분들에 대해서도 이제 하나하나 준비해야 20년이 됐을 때 버벅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1년 준비하면 짧잖아요? 2년이면 좀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제 그걸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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