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정수환 기자] 직전 브리핑G에서 의인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의인화된 지구가 트위터를 운영하며 고통을 호소했고, 의인화된 개들이 클럽하우스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해 그 효과가 더 크게 와 닿았습니다.
이번에는 의인화된 토끼가 다큐멘터리를 찍었다는 소식입니다.
마냥 귀여운 이미지의 토끼가 다큐멘터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나 기대하며 시청하는 것도 잠시.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 토끼는 직장이 있는 토끼였는데요. 그곳은 바로 동물실험장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랄프’라는 이름을 가진 토끼가 슬레이트를 치면서 시작됩니다. “안녕. 나는 토끼, 랄프라고 해. 보다시피 난 오른쪽 눈이 멀었고, 오른쪽 귀 역시 안 들려. 근데 가끔 삐---하는 짜증나는 소리가 들려”라고 말합니다.
그리곤 양치를 하러 이동합니다. 양치를 하면서도 그의 참혹한 이야기는 지속됩니다. 랄프는 “내 털은 면도를 당했고, 내 등은 화학물질 때문에 타버렸어. 따끔따끔한 느낌이야. 뭐 크게 중요한 건 아니고, 숨 쉬거나 돌아다니거나 아님 뭘 하든 정말 아프긴 해”라며 “그래도 난 괜찮아. 우리의 이런 고통은 모두 인간들을 위한 거니까. 그렇지? 인간들은 우리 동물보다 우월해. 그들은 심지어 우주도 가봤어. 우주선에 있는 토끼 본 적 있어? 일단 난 아니야”라고 합니다.
단장을 마친 뒤, 랄프는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그러곤 “중요한 건 난 우주토끼가 아니야. 나는 테스터야. 우리 아빠도, 엄마도, 형도, 누나도, 아이들도 모두 다 테스터지. 그리고 그들은 모두 일을 하다가 죽었어. 나도 아마 그럴 거고. 괜찮아. 우리가 태어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니까. 우리 토끼를 기쁘게 하는 일이지”라고 무덤덤히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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